첫째 날의 마지막, 혼자 할 수 있겠어?

1. DAY 1 법인 설립 전에 생각해 둘 것들(7)

by 길벗의 앤 Anne


이 글은 <1주일 만에 집에서 출판 법인 세운 여자 - 55세, 온라인으로 시작한 인생 2막(가제)> 중 첫째 날의 기록입니다.

프롤로그, DAY 1부터 DAY 7까지, 그리고 '법인 설립 그 후의 이야기'로 구성하였고, DAY 1에서는 ‘법인 설립 전에 생각해 두면 좋을 점들’을 일곱 가지로 나누어 적었습니다.


1. DAY 1 : 법인 설립 전에 생각해 두면 좋은 점들

1. DAY 11 : 법인 설립 전에 생각해 둘 것들(1

(1) 불러야 꽃이 된다 : 브랜드의 첫 이름 짓기
(2) 동명이인은 싫다고요 : 중복 상호 검색하기
(3) 글로벌 시대, 영어 이름은 있어야지 : 영문 상호 정하기
(4) 주식회사라고 다 같은 주식회사가 아니야 : 주식회사 위치 정하기
(5) 어디에서 일하지? : 사무실 주소 vs 집 주소
(6) 얼마면 돼? : 자본금을 정하고 잔고증명서를 만들 때 유의할 점
(7) 혼자 할 수 있겠어? : 법인 설립은 셀프로? 무료로? 유료로?


전자책으로 출판하기 전에 브런치에 올려 독자분들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 올립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7 혼자 할 수 있겠어? : 법인 설립은 셀프로? 무료로? 유료로?


법인을 설립하는 방법은 의외로 다양하다. 모든 절차를 스스로 진행할 수도 있고, 무료 설립을 내세우는 민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으며,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유료 대행 서비스를 맡길 수도 있다. 겉보기엔 ‘무료’가 가장 좋아 보인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법인설립시스템(https://www.startbiz.go.kr/)’은 셀프 설립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표적인 창구다. 정관 작성부터 등기까지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으며, 별도의 수수료 없이 전자서명만으로 등기소 방문 없이 설립이 가능하다. 행정 절차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분명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겉보기와는 다른 현실이 펼쳐진다. 익숙하지 않은 행정 용어와 복잡한 서류 양식, 단계마다 요구되는 입력 항목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유튜브 영상 가이드를 참고할 수는 있지만, 사업 목적을 정확히 기술하고 정관을 작성하며 인감 관련 절차를 처리하는 일은 결국 개인의 판단과 책임이 요구되는 일이다. 시행착오를 감수할 여유가 있다면 시도해 볼 수 있겠지만,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면 그 간극이 곧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무료 설립’을 전면에 내세우는 법무법인들도 많다.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강조하지만, 대부분은 특정 세무법인과의 기장 계약이 전제되어 있다. 물론 법인은 회계상 복식부기를 의무로 하므로 세무법인에 기장을 맡기는 것은 자연스럽고, 그에 따른 비용도 불가피하다. 다만 설립과 동시에 일정 기간 동안 특정 회계법인과의 계약이 고정된다는 점은 유연하지 못한 조건이다. 서비스에 불만이 생기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은 다른 선택을 하기 어렵다. 그런 불편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이에 비해 유료 설립 대행 서비스는 비용이 발생하는 대신 정관 작성, 인감도장 제작, 인감증명서 및 등기부등본 발급 등 실제 운영에 필요한 절차를 묶어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일정 기간 무료 기장 서비스가 포함된 경우도 있고, 이후에는 언제든지 다른 회계법인으로 옮길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 예전보다 비용은 낮아졌고, 서비스 품질은 상향 평준화되었다. 혼자서 모든 절차를 감당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거나, 무료 설립의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어떤 방식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시간과 비용, 노력을 어디에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를 결정하면 된다. 법인을 세운다는 것은 단지 회사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그 이후의 운영을 함께 감당해 나가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지금의 선택이 이후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까지 생각하며 결정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현명한 출발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무료’라는 말에 늘 약간의 거리감을 둔다. 값이 저렴한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세상에 아무 대가 없는 것은 없다. 정부가 제공하는 온라인 법인 설립 시스템은 정말 훌륭한 도구지만, 그 방식이 누구에게나 쉽고 편했다면 수많은 유료 대행 서비스들이 존재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특히 일부 무료 설립 서비스에서는 특정 회계법인과 수개월 이상 계약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마음에 걸렸다. 법인을 설립하고 나면 회계법인과의 관계는 생각보다 자주, 그리고 깊게 이어지게 된다. 그런 관계를 시작부터 불편하게 맺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스트레스를 함께 안고 가는 일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유료 설립 대행 서비스를 택했다. 여러 플랫폼을 비교해 보니 업체의 특성이 한눈에 들어왔다. 어떤 곳은 정보가 지나치게 간략했고, 어떤 곳은 AI를 동원해 만든 느낌이 강했다. 일부 정보를 제공한 후 상담을 유도하는 구조도 있었고, 반대로 정보는 풍부했지만 사용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도 많았다.


그 가운데 눈에 들어온 곳이 있었다. ‘헬프미 법률사무소(https://www.help-me.kr/)’. 법인 설립 전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기 좋게 정리해 두었고, 설명도 깊이 있고 친절했다. 안내만 제대로 숙지하면, 언젠가 다시 설립할 일이 생겼을 때는 셀프로 등기를 시도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모든 절차를 집 안에서 끝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인감도장 제작부터 등기 신청까지, 그야말로 비대면 설립이 가능했다.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변호사들이 설립한 이 플랫폼은 프리미엄 정관을 포함한 여러 부가 서비스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모든 안내문에 대표 변호사의 이름과 얼굴이 함께 실려 있다는 점에서도 남다른 신뢰를 주었다. 단순히 시스템이 아닌, 책임지는 사람이 있다는 인상이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설립 10년 차, 등기 처리 건수 8만 건. 헬프미는 신뢰와 실적 면에서 충분한 선택지였다. 다른 유사한 플랫폼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중개 플랫폼의 성격이 짙었고 등기 실적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비교 끝에 나는 헬프미를 선택했다. 프리미엄 정관, 인감도장, 인감증명서와 등기부등본까지 제공하면서 설립 수수료는 20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 사업자등록, 4대 보험 가입, 무료 기장 서비스까지 제공되고, 이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회계법인을 바꿀 수 있다는 유연함도 만족스러웠다.


이렇게 법인 설립 첫째 날의 마지막 선택이 끝났다. 준비 작업으로 보낸 분주한 하루였다. 수많은 판단과 검색, 비교와 망설임이 뒤섞인 시간이었지만, 그 하루 덕분에 나는 내가 나아갈 방향을 한층 또렷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마치 벽돌 하나를 단단히 눌러 얹은 기분이었다.




나는 원래 빠른 속도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시작하기 전에는 늘 생각이 많지만, 일단 마음을 정하면 오래 망설이지 않는다. 방향을 정하고 나면 주저 없이 발을 내딛고, 흔들림 없이 걸어가는 편이다.


법인 설립 첫날도 그랬다. 크고 작은 선택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나는 나름대로 빠른 걸음으로 하루를 통과했다. 그 결정들 중에서 유일하게 아쉬움이 남은 것은 자본금을 조금 적게 잡았던 것이었다. 그 외의 선택들은 다행히 큰 후회로 남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그날의 나는 ‘속도’를 하나의 리듬이라기보다, ‘조급함’에 더 가까운 감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 같다. 조금만 더 여유를 두고 계산했더라면, 자본금 결정에서 그만한 아쉬움은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성격이 급하다는 말이 꼭 부정적인 의미만은 아니지만, 때로는 그 성급함이 작은 후회를 남기기도 한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배웠다.


내가 어떤 순서로, 어떤 이유와 생각으로 결정을 내렸는지를 하루 단위로 복기하며 정리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나처럼 빠른 걸음에 익숙한 누군가가, 나와는 조금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법인을 세운다는 건 단지 회사를 만든다는 뜻이 아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오래 품어온 결심을 세상의 형식 안으로 천천히 옮겨놓는 일이다. 그렇기에 첫걸음을 내딛기 전의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나와 비슷한 꿈을 품고 같은 길목에 서 있다면, 내가 걸어간 일주일의 하루하루가 당신의 시간에 닿는 작은 이정표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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