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AY 1 : 법인 설립 전에 생각해 둘 것들(2)
이 글은 <1주일 만에 집에서 출판 법인 세운 여자 - 55세, 온라인으로 시작한 인생 2막(가제)> 중 첫째 날의 기록입니다.
프롤로그, DAY 1부터 DAY 7까지, 그리고 '법인 설립 그 후의 이야기'로 구성하였고, DAY 1에서는 ‘법인 설립 전에 생각해 두면 좋을 점들’을 일곱 가지로 나누어 적었습니다.
1. DAY 1 : 법인 설립 전에 생각해 두면 좋은 점들
1. DAY 11 : 법인 설립 전에 생각해 둘 것들(1
(1) 불러야 꽃이 된다 : 브랜드의 첫 이름 짓기
(2) 동명이인은 싫다고요 : 중복 상호 검색하기
(3) 글로벌 시대, 영어 이름은 있어야지 : 영문 상호 정하기
(4) 주식회사라고 다 같은 주식회사가 아니야 : 주식회사 위치 정하기
(5) 어디에서 일하지? : 사무실 주소 vs 집 주소
(6) 얼마면 돼? : 자본금을 정하고 잔고증명서를 만들 때 유의할 점
(7) 혼자 할 수 있겠어? : 법인 설립은 셀프로? 무료로? 유료로?
전자책으로 출판하기 전에 브런치에 올려 독자분들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 올립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법인의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단순한 작명 행위를 넘어선다. 나만의 의미와 앞으로 펼쳐질 세계의 방향을 한 단어에 담아내는 일이다. 상호를 정하면서 나는 그런 이름을 원했다. 나에게 의미 있는 이름. 듣는 순간 낯설지 않고, 부르기 쉽고, 오래도록 입에 남는 이름.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아무도 쓰지 않은 이름.
하지만 아무리 공들여 지은 이름이라도, 누군가가 먼저 쓰고 있다면 사용할 수 없다. 특히 법인의 경우, 상법 제22조에 따라 같은 시·군 내의 동종 업종에서는 동일한 상호로 등기할 수 없다. ‘인터넷등기소(www.iros.go.kr)’에 접속해 ‘상호검색’ 메뉴에 들어가면 등록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한 검색이지만, 그 검색창에 이름을 입력하는 손끝은 제법 긴장된다. 상호명의 등록 여부에 따라 내 브랜드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출판사의 경우에는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 형태의 출판사도 적지 않은데, 이들은 등기소 검색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출판사·인쇄사 검색시스템(https://book.mcst.go.kr/)’을 함께 활용했다. 이름을 입력하고 검색 버튼을 누르는 그 짧은 순간이 얼마나 긴장되던지. 마치 시험 답안을 확인할 때처럼, 손끝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앤앤북스’와 ‘앤스북스’는 ‘챗지피티’에게 내 성향과 책에 대한 태도, 출판사를 왜 만들고 싶은지까지 설명한 끝에 얻은 이름들이었다. 쉽게 얻은 결과가 아니었기에, 그만큼 애착도 컸다. 만약 그 이름들이 이미 등록되어 있었다면, 나는 아마도 시작도 하기 전에 낙심했을 것이다.
다행히 검색 결과는 깨끗했다. ‘앤앤북스’도, ‘앤스북스’도 등록된 바 없었다. 그제야 무심코 참았던 숨이 길게 흘러나왔다. 생각보다 더 긴장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름이라는 것은 단순한 표기가 아니라 훨씬 더 큰 정체성과 감정의 덩어리라는 것을.
물론 법적으로는 동일한 상호라도 지역이 다르거나 업종이 다르면 등기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나는 이미 존재하는 이름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리 애정을 가진 이름이라 해도, 누군가의 이야기가 새겨진 자리에 내 이름을 얹는 것은 기운 빠지는 일이었다.
나는 가능하다면 전국 어디에서도 겹치지 않는, 완전히 나만의 이름을 갖고 싶었다. 검색창에 이름을 타이핑하고, 아무것도 뜨지 않았을 때 느껴지는 그 묘한 안도감과 뿌듯함. 그것은 단순히 등기 가능 여부를 확인한 데서 오는 안심이 아니었다. 그 이름이 처음으로 세상에 존재하게 되는 순간, 내 마음속에서도 어떤 문 하나가 조용히 열리는 기분이 들었다.
‘앤앤북스’가 아직 누구의 이름도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 나는 비로소 실감했다. 이제 이 이름은 내 것이고, 내가 지은 세계는 이 이름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어쩌면 브랜드라는 존재가 가져야 할 자존심은, 그런 이름 하나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누구의 흔적도 담지 않은 목소리로, 처음 한 번 불려지는 그 순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