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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르만혜서 Jul 18. 2023

나를 잘 아는 그 사람

글쓴이 : 남편


1. 일 열심히 하는 와이프


나: 내 와이프는 임원 되겠대

친구: 요즘에도 그런 사람이 있어?

친구: ㅋㅋ 잘 만났네 자기 일 열심히 하는 사람 만나고 싶다고 했었잖아.

나 (아 그랬었지 참..)


혜서는 일을 참 열심히 한다.

나는 어느새 경험이 쌓이면서 나에게 돌아오는 이득을 생각하고 할 때 안 할 때를 구분하고 어떻게 하면 회사에서 더 뽑아먹을 게 없나 생각하지만 혜서는 다르다. 누가 보지도 않는 곳에서 혼자서 일하는 시간이 많지만 참 열심히다.



2. 관종 와이프


내 와이프는 관종이다. 어릴 때는 몰랐는데 어느 순간 자기 몸속에 관종세포가 살고 있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유튜브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일상을 보여주는 걸 서슴지 않는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걸 좋아한다. 조회수도 좋아한다. 많이. 사람들에게 에피소드를 말하고 관심받고 재미있게 들어주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관심받고 하는 마음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표출하는 것 같아 보기 좋다. 근데 또 그리 외향적이진 않은 것 같다. 어느 동영상에서 소심한 관종이 최악이라고 하던데...



3. 노는 거 좋아하는 와이프


나 같은 집돌이가 보기엔 와이프는 사람을 만나고 노는 걸 엄청 좋아한다. E는 사람을 만나 에너지를 얻는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그저 신기하다. 볼링도 치러 가고 글쓰기 모임도 가고 술도 마시고 친구랑 놀러 가고... 연애할 때는 친구가 없다고 했는데 나를 만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친구가 많아진 느낌이다. 세월이 지날수록 인간관계가 좁아진 나는 그저 부러울 뿐이다. 는 뻥이다 ㅋ



4. 까탈스러운  와이프 vs 까탈스럽지 않은 와이프


와이프는 전날 먹은 음식은 안 먹는단다. 맛없어도 바로 안 먹는다. 까탈스럽다. 우리 부모님 집 옆으로 이사를 가기로 했다고 친구에게 말했다.

친구가 말했다.  


친구: 니 와이프는 별말 안 할 거 같은데?


내가 그동안 어떻게 말했길래 내 친구들이 알고 있다. 내가 친구들에게 말해준 와이프는 까탈스럽지가 않다.




누군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을 때 흠칫 놀랄 때가 있다. 더 신기한 것은 내가 누군가에게 말한 와이프에 대한 이야기로 만들어진 와이프의 모습도 비슷한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나의 눈으로 바라본 혜서의 모습은 혜서가 생각하는 자기 모습과 얼마나 같을까?

혜서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또 와이프는 남들에게 나를 어떻게 말할까?

또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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