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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 Sep 11. 2019

그런 일이 있었구나

초, 가을이 되려 해 



요즘 왜인지 모르게 눈이 뻑뻑하다. 

간지러워서 눈을 자주 비볐다. 


눈을 감았다 떠보니 어느새 가을이다. 

계절은 늘 바뀌는데 

나는 옷 말고는 바뀌는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회사에 작은 친구가 생겼다. 

이름은 손절이다. 

가슴이 답답할 때, 약 5초간 손절이를 본다. (5초 넘게 보기도 한다) 

선인장인데 가시가 솜털처럼 드문드문 나있다. 

녀석, 주인을 닮았군 (농담이다)

손절이를 선물해 준 친구는 곧 독일 본으로 떠난다. 

하리보 본사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회사 책상 서랍에 하리보 젤리 두 봉지가 잠들어 있다. 


프라하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계획?

무계획은 내 친구 !! 

일단 티켓은 끊었으니 어떻게든 가게 되겠지 그런 마음이다. 


며칠째 곱창이 먹고 싶었는데

여태 먹지 못 했다. 

절대 함께 먹을 사람이 없어서 못 먹고 있는 건 아니다. (정말이라면) 


퇴근하고 지하철을 타러 계단을 내려가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원래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는데 

이상하게 받고 싶었다. 


"팀장님, 저 보람인데요"


얼결에 추석인사를 받았다. 

어제는 광천 미스김도 받았다. 

아, 아까 쇼핑백도 받았다. 


전화를 잘못 거셨다는 말을 하기가 미안했다. 

하지만, 해야만 하는 말이니까. 


나도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배부르게 행복한 추석을 보내라고 말해야 하는 걸까?

아주 잠시 생각만 하고 전화를 걸진 않았다. 


슈만, 내면의 풍경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

민들레 피리 


세 권의 책을 데리고 왔다. 

이제 연휴가 곧 시작된다. 


그건 찐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 말이 어딘가 웃기게 들렸다. 

그걸 그렇게 나눈다는 게...


저는 찐 감자 좋아하는데요, 라며 실없는 말을 내뱉고 싶었지만.. 


모르면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나 돌아오겠지 싶어,

그래서 참았다. 


명절엔 부디 싸우지들 말고 잘 지냈으면 좋겠고, 

엄마가 빨리 갈비찜을 해줬으면 싶다. 





배부르게 행복한 추석이 코 앞이다. 




빵- (이거슨 배가 너무 불러 행복에 겨운 배 터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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