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름의 원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원에 대해 이야기해도
사람들은 듣지 않는다
뭐
그거 죽는 병이든
세상에 모든 병이
낫고 아물기를 반복하고
대단한 병이 따로 있는 것처럼
죽지 않아도
사람 아프면 다 큰 병 아닌가
들에 나가
벼 익는 걸 보는데
강물이 말라버린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빨간 글씨
저수지 물 끌어다 쓰지 마세요
논은 계속 끝나지 않고 원 없이 이어지는데
이 많은 쌀알은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병들게 하려나
녹슨 자물쇠 잠긴 공터엔
언제 자랐는지 모를
잡초만
무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