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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 Jun 02. 2024

소외감(비트 내가 깔고, 마이크 내가 잡음)

지난 날의 나를 반성하지만 참을 순 없다..



안녕, 나야


억울해, 일 그만둔지 언제인디 왜 아직도 이 시간에 눈이 떠지는 거얌. 눈 뜬 김에 써봅니다..

금욜엔 봄(가명)이를 만나고 왔어.

우린 단둘이 만난 게 이번이 처음이야.

봄이가 나에게 많이 다가와주고, 내가 좋다고 표현도 많이 해줬는데 나란 인간은 그때 당시 폐쇄적이고 급진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심할 때라 적극적으로 그 마음에 화답하지 못 했던 것 같아. 만났을 때도 미안하다고 했지만, 그래도 한번 더 이야기 할게(미안해)

그러면서 봄이가 그때 어울렸던 내 친구들.

진짜 웃기고 대환장 파티였던 지난 내 친구들아 보고 있지??

우리 패거리?들이 너무 유대감이 끈끈해서, 라고 하는디 우리끼리만 너무 뭉쳐다녀서 그러는 와중에 소외감을 느낀 친구들도 있었겠구나.. (이제야 깨달았네요)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랬었냐고 그럴 수 있었겠다, 몰랐네.


봄이를 만나면 꼭 물어보고 싶었던 이슈가 있었는디 용기를 내서 물어봤지~ 역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한 것보다 더 훨씬 나.쁜.새.끼.였다.

그때 너의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풀었냐고 물어봤는데 그냥 참았다는 거야. 아오, 눈 뒤집혀 진짜 !!

하, 진짜 호두 잣만한 놈이 넌 내가 태국 땅 밟을 일 생기면 내 눈에 띄지 않게  짜그러져 다니는 게 좋을 거야. 내가 널 만나지? 정말 가.만.안.둠. 비겁하고 졸렬하기 그지 없는 게 어디서 나대~~ (숙녀적으로 말로 가만두지 않는단 말임)

나 요새 악마의 자식이라 불린다 좋게는 못 끝냄 ^^

어여쁜 소녀들이여 제발 일어나 ! 신앙 안에 갇혀서 참지 말라규.


며칠 전에 졔졔한테도 언니가 그동안 미안했다.

너한테 참으라 했던 거 반성한다고..

참지 말라고, 화낼 일 욕 대행 서비스 필요하면 나 부르라고 함.


요새 하나님하구 1:1 맞다이 중이거든

교회 안에서 배웠던 하지 말라던 짓들만 아주 쏙쏙 골라 골라하는 중(사실 그런지 좀 되었지만…)

하나님, 억울하십니까?

예, 저두 존나게 억울하네요.

저의 그간 살아온 삶을 아신다면 억울하셔도 좀만 참으세요.

왜냐면 저도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나님을

견디고 있잖아요?

피장파장이죠 안 그렇습니까??

저는 제 안에 해결되지 못한 질문들이 몇개 남아서

이것에 대한 명쾌한 하나님의 쾌변을 듣기 전까진

저도 못 물러납니다.

이게 저라는 사람을 만드신 하나님의 업보라 생각하세요.


우리가 분식집에서 밥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데

이모가 뒤에서 우리 얘길 다 듣고 계셨나봐

딱 한마디 하시더라고

“중도”

중도를 지키래.

이모님, 걱정마세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꼴통 중의 꼴통으로

목사님, 전도사님 설교하실 때

내 마음에 부딪혀 오는 게 있다 싶으면

어, 저건 아닌데 하고 자체 부저 누르던 그런 스람입니다.

응, 사람 절대 안 믿지만 하나님은 더 안 믿어파 였거든요.

제가 속아 우는 건 예나 지금이나 ‘사랑’ 그저 사랑 하나 뿐.


중1 여름 수련회였을 거여.

빨리 차 타고 집에 가고 싶은데

땡볕에 애들을 다 앉혀놓고 노잼 이야기를 개길게 하는

거임. 속에서 점점 부아가 치미는데..

입 밖으로 혼잣말이 튀어나온 거야.

“아씨, 언제 집에 가 집 가서 만화 봐야 되는데“라고 했는데

당시 울중학교 일진 언니였던 큰또라이 언니가 있는데

내가 혼잣말 한걸 들은거지

듣긴 들었는데 잘못 들은겨..

갑자기 막 푸하하하하하 웃더니

너 방금 뭐라 그랬냐고? 집 가서 마당을 왜 쓰냐는 거야.

만화가 왜 마당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언니도 그 시간이 졸라 지루하고 짜증났겠지.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등교를 하는데

큰또라이 언니가 오션스 일레븐처럼 일진 언니들이랑 한줄로 차도로 걸어갔거든 난 뒤에서 혼자만의 상상에 빠져 룰랄라 인도로 걷고 있었는데 언니가 날 발견한 거지.

손가락으로 날 가리키며 정확히 이렇게 말했어.

“야, 쟤 존나 웃겨”

언니를 웃길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말이죠..

성인이 되어서 언니랑 친해져서 언니 집에 놀러갔던 적이

있거든. 그때 이 얘길 했더니 언니가 넌 그 망할 기억력과 조동이 때문에 일찍 죽는 캐릭터라고 하고선 내 목을 내리쳤어. 당수, 라고 하면서..

그치만 언니의 그 은갈치 립스틱을 어찌 잊죠?

지금도 만나면 놀리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 하는디.

난 애정하면 애정할수록 놀리는 타입.

내 놀림 때문에 아담도 몇번 빡쳐서..

한번 놀려서 ‘그만’하면 더는 안 놀리는 것으로 합의를 봄.


왜 이야기가 여기까지 흘러왔지?

무튼, 암튼 이렇게 정신나간 중에도

오늘도 나는 예배를 드리러 갈 거야.

이건 나와 하나님과의 1:1 싸움이야.

맞아도 내가 맞고, 죽어도 내가 죽을거니까.

제3자는 가던 길 가시고, 빠져 있으셈 !

빠지라고 해서 소외감을 느꼈다면

그대도 엄한 나 말고 가서 하나님 머리채라도 세게 잡아 흔드셈. 그럼, 분명 답을 주실 거임.


후, 도대체가 말야 화나고 승질나서

삶을 살아갈 수가 없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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