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의 그림자 속 예술의 향유 - 12. 타인의 시선
소크라테스와 제자들은 한없이 가벼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향연을 즐겼을 뿐인데 어째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것인지 늘 궁금했던 지수였다. 우주와 함께하는 모든 대화는 너무도 깊고 풍부했기에 누구도 그들의 향연과 견주어 봤을 때 뒤지지 않으리라, 고도 생각했다. 그렇게 지수는 시작해 보기로 했다. 글을 쓰기로. 우주와 함께한 모든 대화는 모두가 흥미로워할 진리를 담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확신하게 되었는지 세세히 파헤쳐야지만 플라톤의 아류라도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주의 말에 지수는 펜을 집어 들었다.
타인의 이야기가 즐거울 수 있을 조건들. 앎이 확장된다고 느낄 때. 심미적으로 우월할 때. 나의 생각인 듯 가까이서 공감될 때. 허영심을 자극할 때.
무용하기 짝이 없는 글을 어떻게 읽고 싶어지도록 퇴고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