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의 그림자 속 예술의 향연 - 12. 무지
둘은 사람들을 매력이라는 척도로 재고 설명하기를 즐겼다. 하루는 말했다. K라는 인물은 이야기를 재밌게 푸는 인간은 아니지만 외모가 호감형이기에 사회적으로 괜찮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J는 매력적인 인간이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서 탈이라고. H는 그 모임이 아녔다면 눈에 띄지 않을 인물이지만 열등한 인간군이 모여있는 곳에 있기에 고평가되었고, 그것을 정확히 알면서 즐기고 있다고. 어떤 날은 그런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이렇게까지 나와 동일하게 사람들에 대해 수사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이다. 당사자에게 들릴 일은 없으니 함부로 평가하고 폄하하는 것과는 다르다고는 생각도 함께 들었을 것이다.
그에 반해 본인의 평판에 대해서는 상당히 후하기도 했다. 모두들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다수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화술은 매력적이고, 이목을 붙잡는 미모도 재능이라고 말하곤 했다. 인간의 매력이라는 척도에서 우열이 존재한다면, 열등한 이의 칭찬이 우월한 이의 우월성에 과연 지지가 되겠느냐는 의문도 들었을 것이다. 그저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가곤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