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어 원서

길들임은 사랑과 책임의 합작품

『 The little Prince 』

by 애니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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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ttle Prince(영문판) 저자생텍쥐페리출판 GOLDMEDIA(골드미디어) 발매 2016.05.01.


* Title: 『 The little Prince 』

* Author: Antoine de Saint-Exupery

* Published in 2024

* Published by Cow & Bridge Publishing Co. Korea


<어린 왕자>는 고전 중에 고전이고 유명한 동화이면서 읽을 때마다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일으키는 책이기도 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린이 시절을 거친 어른이라면 무릎을 치게 만드는 삶의 통찰과 인간의 속성이 아름답고도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여러 장면과 대화가 이미 많이, 널리 알려져 있어 이 책을 읽은 독자든 아직 접하지 못했든 다소 식상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타인의 시선과 감상이 아닌 스스로의 감각으로 직접 이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보편적인 감정은 물론이고 개인의 경험에 비추어 타인과 다른 생각도 떠오르게 될 것이다.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ery)는 20세기가 시작되는 1900년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연극 대본 생각 등을 좋아했으나 학교 성적은 좋지 않아서 해군 사관학교에 지원했으나 불합격했다. 1921년 프랑스 육군으로 징집되어 항공정비병으로 근무했다. 자비로 독학하여 민간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했으나 이후 항공기 추락 사고로 두개골이 골절되어 의병 전역했다. 이후 영원사원으로 일하면서도 재입대를 꿈꾸었다. 1926년 첫 저서 <비행사>를 발표하였고 항공사에 취업하여 항공우편 조종사로 근무했다. 1931년 <야간 비행>으로 페미나 문학상을 받았다.


1935년 비행 시 합 도중 기체 결함으로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하여 5일 만에 구조되기도 했고 1938년에는 과테말라 상공에서 항공기 엔진 폭발로 불시착하여 두개골과 좌측 쇄골이 파열되는 사고가 있었다. 제2차 세계 대전으로 1940년 미국으로 망명한 생텍쥐페리는 1943년 <어린 왕자>를 집필, 아동 소설로 출판하였고 비시 프랑스 치하에서는 비밀리에 출판되었다.


한 비행사가 사하라 사막에 추락하였다. 엔진은 고장 났고 물은 며칠 내로 동이 날 만큼 부족하여 아무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곳에서 홀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때 한 소년이 나타나 대뜸 양 그림을 그려달라고 한다. 이때부터 어린 왕자와 그의 인연은 시작되고 어린 왕자의 별 여행 이야기와 함께 두 사람의 아름다운 동행이 펼쳐진다.


비행사의 추락 사건 이전에 그의 그림에 대한 안 좋은 추억으로 시작한다. 첫 장은 보아 뱀이 연약한 동물의 몸을 칭칭 감고 막 삼키려는 장면이 독자를 맞이한다. 동화치고는 다소 충격적인 도입이다. 이후 등장하는 중절모 닮은 비행사의 첫 그림과 사연이 소개되지만 상당수 어른 독자 앞의 이미지와 쉽게 연결하지 못할 수 있다.


환상의 요소가 섞인 다소 엉뚱하고도 유머러스하면서도 철학적인 메시지가 현 세상을,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게 한다. 특히 어린 왕자가 지구에 오기 전에 거친 별에서 만난 인물과의 대화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다 객관적으로 응시하며 복잡한 감정을 일으킨다. 왕, 허영쟁이, 술꾼, 사업가, 거리의 점등원, 지리학자를 통해 자신의 틀에 갇힌 삶이 얼마나 답답하고 한심하며 씁쓸하면서도 슬픈 반복을 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변하지 않고 중요한 것만 기록한다는 지리학자와 대화를 통해 어린 왕자는 그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두고 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는다.



"내 꽃도 금방 사라질까요?"

"당연하지."


'내 꽃은 오래 살지 못해.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가시도 4개밖에 없는데. 그런데 나는 그 꽃을 별에 홀로 두고 왔어.'


어린 왕자는 중얼거렸다.

"Is my flower in danger of speedy disappearance?"

"Certainly it is."

"My flower is ephemeral," the little prince said to himself, "and she has only four thorns to defend herself against the world. And I have lef her on my planet!"

54쪽


어린 왕자는 순수한 존재의 상징이지만 여전히 상처받고 상처 주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여우를 통해 길들임의 의미를 알고 아름다운 장미 군단을 통해 자신만의 장미가 왜 그토록 소중한지 깨달으며 마음 아파한다. 비행사는 어린 왕자를 통해 마음의 문을 닫았던 소년 감성을 기억하고 어른의 시선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가치와 본질을 기억한다.


사랑은, 길들임은 구속일까. 어느 한쪽의 희생일까. 어린 왕자는 길들임에 대해 여우와 이야기하며 가장 소중한 가치, 다시 자신의 별로 돌아갈 이유를 찾는다.




나는 나의 장미에 질 책임이 있어

어린 왕자는 이 말을 반복했고 앞으로 이를 반드시 기억할 것이다.

I am responsible for my rose

the little pricne repeated, so that he would be sure to remember.

p. 72


<어린 왕자>는 100쪽 미만의 동화지만 어느 철학서 못지않게 생각할 거리가 많고 익숙하지 않은 어휘를 만나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에 크게 방해될 정도는 아니다. 원서를 다시 읽으면서 양이 적다고 쉽게 읽을 수만은 없는 고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경우 정말 어린이 책처럼 편집한 1단계에서 원문 그대로의 문장을 옮긴 5단계까지 5 회독을 할 수 있는 편집본(아래 참조 <나도 이제 영어로 읽는다-어린 왕자> 동행, 2022년)을 읽는 것도 괜찮은 듯하다.


어떤 분은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 등 여러 언어로 읽는 모임을 하면서 재독을 꾸준히 하며 외국어 공부까지 겸한다고 했다. 나도 그 말에 영감을 받아 읽지는 못해도 언젠가 도전하고 싶어 다른 언어로 된 <어린 왕자>를 구입했다. 스페인어, 중국어로, 프랑스어로 읽고 싶다. 외국인 입장에서 <소년이 온다>를 영어로 읽어도 좋지만 한국어로 읽으면 더욱 좋지 않을까. 한국의 정서를 더욱 가까이 느끼며 깊은 독서를 체험할 수 있을 테니.


이전에 <어린 왕자>를 읽었다면 다시 읽어보길 권한다. 10대, 20대, 30대이든 같은 사람이라도 읽는 시기에 따라 또 다른 생각에 사로잡힐 것이고 전에 보이지 않던 장면에 유난히 눈길이 갈 것이며 이전에 느꼈던 감정과 전혀 다른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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