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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in Luther King Jr.2

그의 연설에 귀 기울이다

by 애니마리아


대학의 교재에 자주 실릴 정도로 명문으로 꼽히는 데에 종종 인용되는 부분이 있다. 비유가 탁월했던 예수 그리스도의 화법처럼 당시 미국 백인과 공존하지 못하는 흑인의 처지와 삶을 표현한 구절이다. 그 구절이 포함된 단락의 문맥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In a sense, we have come to our nation's capital to cash a check. When the archtects of our republic wrote the magnificent words of the Constitution and the Declaration of Independence, they were signing a promissory note to which every Amerian was to fall heir. This note was a promise that all men, yes, black men as well as white men, would be guaranteeed the inalienable rights of life, liberty, and the pursuit of happiness.



어떤 면에서 우리는 수표를 현금화하려고 수도에 왔습니다. 미국을 건설한 이들이 헌법과 독립선언에 훌륭한 말을 표기한 순간 그들은 약속 어음에 서명을 한 것입니다. 모든 미국인이 받게 될 유산이라는 어음이지요. 그렇습니다, 이 어음은 백인은 물론 흑인 등 모든 미국인이 생명, 자유, 행복이라는 양도 불가능한 권리를 보장하는 것입니다."/from 'I have a dram' by M.L. King Jr.



경제 대국의 상징, 자본주의의 중심지로서 인용되는 미국의 시민에 호소하기에 주목을 끌기 재치와 핵심을 충분히 설득력 있게 담고 있다. 노예 해방이, 평등이 엄연히 선언되었지만 이행되지 않는 상황을 약속 어음의 불이행으로, 자신들이 워싱턴에 온 이유를 그 어음의 이행을 호소하기 위해 왔다 비유하며. 자유와 정의의 금고가 비어있지 않다고 믿는다며 그는 호소한다. 존중이 바탕이 된 이행으로 진정 미국다운 미국이 되리라는 말속에 조국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뿌리내리고 있다.



약속 어음의 불이행에 대해, 부도가 난 어음이라고 선언하는 일부 백인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정말 경제적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은행이나 정부가 나서서 구제해 줄 만도 한데, 그 은행과 정부마저 부도 어음의 일부가 있고 그저 관망하고 있다면? 복수? 체념? 강제 수거? 마틴의 연설은 인간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사실을 직시하되 희망 또한 잃지 않는다.


"It is obvious today that America has defaulted on this promissory note insofar as her citizens of color are concerned. Instead of honoring this sacred obligation, America has given the Negro people a bad check, a check which has come back marked "insufficent funds." But we refuse to believe that the bank of justice is bankrupt. We refuse to believe that there are insufficient funds in the great vaults of opportunity of this nation. So we have come to cash this check-a check that will give us upon demand the riches of freedom and the security of justice.


미국이 유색인에 한 해 이 어음을 불이행해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신성한 의무를 존중하는 대신 미국은 흑인에게 부도 수표를 주었고 그 수표에는 "자금 부족"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의의 은행이 파산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 기회라는 거대한 금고에 자금이 없다고 믿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수표를 현금화하기 위해 왔습니다. 요구에 따라 우리에게 자유와 정의를 보장할 수표니까요. /from M. L. King Jr.'s speech"


그와 같은 의인들의 노력과 지난한 과정의 결과물이 쌓여가고 있지만 나는 그가 이룬 가시적 성과보다 그의 태도와 마음에 주목하고 싶다. 정의와 평등에 대한 투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칫 폭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폭력은 지금도 존재한다. 다른 형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시간대를 거치며 자꾸 재발하는 병처럼. 천국이 있다면 그곳은 그저 풍요롭기만 한 곳은 아닐 것 같다. 인간의 악덕 가운데 가장 잔인하고 끔찍한 폭력이 없는 세상이라면 바로 그곳이 천국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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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s Dream: The Legacy of Martin Luther King’s I Have a Dream Speech저자Sundquist, Eric J.출판Yale발매201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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