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Little House 』
* Title:『 The Little House 』
* Author: VIRGINIA LEE BURTON
* Renewed & Published in 1969
* Published by Houghton Mifflin Harcourt Publishing Company
* 최초 발행일: 1942
" 이 작은 집은 금은보화를 준다 해도 팔지 않을 거야. 우리 자녀의 자녀의 손주들의 손주들까지 계속 이 집에서 살 거니까.
This Little House shall never be sold for gold or silver and she will live to see our great-great-grandchildren's great-great-grandchildren living in her."
<The Little House> 본문 중에서
옛날 먼 옛날 시골에 작은 집이 있었다. 작지만 튼튼하게 집을 지은 남자는 말했다. 대대손손 가족의 후손이 살 집이기에 아무리 큰돈을 준다 해도 이 집을 팔지 않겠다고. 작은 집이 시골 언덕에 서 있다. 매일 아침 태양이 뜨고 밤에 지는 모습을 지켜본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시간은 가지만 작은 집은 늘 제자리에서 같은 모습으로 머물러 있다. 밤이 되어도 작은 집은 잠들지 않는다. 매일 달의 얼굴이 바뀌는 모습, 별이 빛나는 하늘을 감상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러나 문득 궁금해진다. '저 멀리 희미하게 배이 새어 나오는 '도시는 어떤 곳일까, 그곳에서 사는 삶은 어떨까' 하고 동경한다. 시골의 한적한 언덕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작은 집이 도시에서 산 다는 게 가능한 일이기는 한가. 작은 집은 움직일 힘도 없고 그렇다고 마법을 부릴 수도 없다. 하지만 작은 집을 둘러싸고 세상이 변하기 시작한다. 작은 집의 막연한 동경에 우주가 답하기라도 한 것일까.
이 동화는 <CHOO CHOO>(1937년), <Mike Mulligan and His Steam Shovel>(1939년) 등의 서평으로 이전에 소개한 작가, 버지니아 리 버튼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버튼의 그림책 가운데 가장 좋아할 정도로 이야기와 그림, 탄탄한 구조가 돋보이는 책이기도 하다. 책을 읽지 않는 두 아들을 위해 직접 쓰고 삽화를 그린 작가인 버튼은 <THE LITTLE HOUSE: 번역서-'작은 집 이야기'>로 1943년 삽화 부문에서 칼데콧 상을 받았다.
이 책의 특별함은 무엇보다 작가의 정성과 마음이 가득한 그림에 있다. 살아 있는 듯한 표정의 작은 집은 늘 미소를 띠고 있다. 심지어 밤에도 때때로 은은하게 빛나는 반딧불이 같은 눈빛을 창문을 통해 발산한다. 일출과 일몰의 과정, 계절의 변화 속에서 어울리는 집의 모습을 한 장 한 장 보노라면 시간의 흐름이 보이고 우주에 싸인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태양의 변화, 계절의 변화뿐만 아니라 밤의 세계 속에서도 빛나는 작은 집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월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낡아가며 빛이 바래기도 하며 페이트가 벗겨지기도 하고 여기저기 삐거덕 거리며 내려앉은 창문이 보인다. 작은 집의 변화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인생을 닮았다. 세월의 무게를 느끼며 무너질 듯 버티고 있는 모습은 중력의 힘에 순종하며 점점 처지는 눈과 주름을 보여주는 듯하다.
원서로 읽을 때 발견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특히 버튼 작가는 여러 동화에 등장하는 사물 주인공에게 인격 및 성별을 부여하는 스타일을 추구한다.
"She could see the lights of the city.
The Little House was uriou about the city and wondered what it would be like to live there.
from the text of <The Little House>"
언덕 위의 생활이 만족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밤 저편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에 마음을 빼앗긴다. 저 화려한 불빛이 가득한 도시의 삶은 어떨까 중얼거리며. 원래 작은 집의 주변은 나무, 꽃, 강 등 자연에 둘러싸인 에덴동산과 같은 곳이었다. 사계절 속 주변의 배경과 인간 군상의 모습은 정말 따스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산업화로 주변은 조금씩 변화하고 기차와 트럭, 도로와 고층 빌딩이 환경을 잠식해 간다.
버튼의 다른 작품을 읽어 본 독자라면 여기에서 묘한 아이러니를 느낄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도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트럭과 제설차와 같은 기계 차가 등장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자연과 완전히 대척점을 이루는 슬픈 문명을 상징한다. 하지만 기계 차량이 주인공인 다른 작품에서는 (예: <Maybelle the Cable Car>, < Katy and the Big Snow>, <Mike Mulligan and His Steam Shovel>) 이들이 그 어떤 캐릭터보다 더 인간적이고 따뜻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 누가 주인공이냐에 따라 관점과 서술 내용이 달라지는 묘미를 느끼기 좋은 작품들이다.
단순한 듯 복잡하고 화려한 듯 소박한 그림과 감성을 찾는 독자, 건축 및 차량, 근대 역사와 같은 분야에 흥미가 있는 독자는 더욱 흥미롭게 이 작품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수십 년이 지났을 언덕 위의 작은 집이 점점 도시가 되어 가는 환경 속에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 알고 싶지 않은가. 작은 집의 변화는 시간을 거스를 수 없고 지난 행복을 되돌릴 수도 없다. 모든 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변치 않는 행복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그런 게 있기나 할까. 인간을 닮은 작은 집도 결국 생로병사의 길을 걷게 될 것인가. 변치 않는 행복을 꿈꾸는 작은 집의 여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The Little House저자버지니아 리 버튼출판 Houghton Mifflin발매 1978.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