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WL BABIES 』
* Title: 『 OWL BABIES 』
* Author: Written by MARTIN WADDELL, Illustrated by PATRICK BENSON
* First Edition: 1992
* Published by WALKER BOOKS LTD.
닮았지만 다른 존재가 있다. 바로 한 배에서 태어난 형제자매. 조금씩 다르지만 묘하게 닮았고 그들만의 특징이 있다. 눈, 코, 입과 같은 이목구비의 유사성도 있을 수 있고 체형일 수도 있고 키일 수도 있다. 사람이든 다른 동물이든 같은 피를 나눈다는 것은 늘 무언가의 교집합을 의미한다.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연결시켜 주는 특별한 공유재산이다.
그래서 같을 것만 같은데 너무나 다르기도 하다. 식성이 다를 수도 있고 취향이 다를 수도 있고 비슷한 부분을 제외한 부분이 꽤 달라 보이는 신체적 특징이 있을 수도 있다. 그 가운데 성격만큼 형제를 구분 짓게 하는 요소가 있을까 싶다. 비슷한 언어를 쓸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해 은어가 주는 것과 같은 유사 말투이지 동일한 언어를 쓰는 것은 아니다. 행동과 언어, 특히 각자의 언어를 보면 성격이 보이고 차이가 드러난다.
작가 마틴 어델 Martin Waddell(1941~)은 영국 어린이 문학의 뛰어난 이야기 작가이다. 지금까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100권 넘게 썼다. 스카티즈 북 상,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안데르센 상 등을 받았다. <옛날에 오리 한 마리가 살았는데>, <잠이 안 오니, 작은 곰아?> 등의 작품을 썼다.
여기 부엉이 엄마의 자녀들, 사라, 퍼시, 빌이 있다. 어느 날 밤 잠에서 깨어나 보니 엄마 부엉이는 어디론가 가고 보이지 않는다. 놀란 것도 잠시, 용기를 내어 둥지 밖으로 나와 보지만 여전히 엄마 부엉이가 보이지 않는다. 밤에 깨어나 활동하는 동물이지만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부엉이 세 마리에게 세상은 아직 어둡고 무섭기만 하다. 무엇보다 엄마 부엉이가 어디에 갔는지, 뭐 하러 갔는지, 언제 올지 알 수가 없어 각자 상상하고 추측할 뿐이다. 아기 부엉이들은 무사히 집을 지킬 수 있을까. 엄마 부엉이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상황과 불안에 둥지에 남아있는 아기 부엉이들의 반응은 처음부터 다르다.
사라: 엄마 어디 갔지?
퍼시: 오, 이런!
빌: 엄마 보고 싶어!(본문 중에서)
그들이 생각한 엄마의 행방은 어땠을까? 잠시 고민 끝에 말한다.
사라: 아마 사냥 가셨을 거야.
퍼시: 먹을 걸 가져오시겠지.
빌: 엄마 보고 싶어!(본문 중에서)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의문과 합리적인 논리로 현상을 말하는 첫째, 첫째의 반응과 자기 나름의 추측을 바탕으로 개연성을 부여하는 솔직한 성격의 둘째가 있다. 그러려니 하는 찰나 셋째의 반응을 읽을 때마다 웃음이 터져 나온다. 처음에는 '오!' 하는 감탄사와 함께 어린 새끼의 심정에 동화되고 두 번째 같은 말을 반복하는 셋째를 보며 일종의 패턴과 함께 마음이 쏠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막내는 막내구나', '그렇지, 먹을 것이고 뭐고 엄마가 고플 때지'하며 어린 부엉이의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안쓰럽다.
오랜 기다림 끝에 엄마 부엉이를 만날 수 있다면 아기 부엉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내내 같은 반응을 보이던 막내 부엉이의 변화된 언어를 들을 수 있을까. 어찌 보면 이들의 결말을 예측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반전이나 기막힌 서사와 같은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뻔한 이야기인듯하지만 엄마와 아이들의 교감, 개성이 다른 개체 사이에서 따로 혹은 함께 쌓아가는 사랑의 모습, 그것으로 족하다. 그저 무섭게 사냥감을 노리는 조용한 포식자의 모습이 아니어서 좋다. 인간과 다름없는 생명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느끼며 우리의 어린 시절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밤이지만 어둡지만은 않고 식상하지만 지루하지만은 않은 패턴과 기운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귀여운 아기 부엉이들의 모습과 언어를 통해 동심으로 돌아가고픈 독자, 그림책 속에서 묘한 마법과 상상의 세계를 맛보고 싶은 부모, 선생님, 아이들에게 좋은 취침용 동화가 될 것이다. 단, 늦은 시간까지 부모를 기다리는 유치원,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들려주기에는 조금 위험할 수도 있다. 엄마를 애타게 찾는 막내 부엉이의 모습에 동화되어 울음을 터트릴 수도 있으니.
"Suppose she got lost", said Sarah.
"Or a fox got her!" said Percy.
"I want my mummy!" said Bill.
And the baby owls closed their owl eyes and wished their Owl Mother would come.
/from OWL BABIES
Owl Babies저자 Martin Waddell출판 Walker Books발매 2014.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