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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어 원서

인간의 양면성을 녹여내다

『 The Happy Prince anad other stories 』

by 애니마리아


* Title: 『 The Happy Prince anad other stories 』


* Author: OSCAR WILDE


* First Edition: 1888


* Published by WORLDSWORTH CLASSICS in 1993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1854년 생으로 아일랜드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유일한 장편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1891)으로 유명하지만 <행복한 왕자>, <욕심쟁이 거인>과 같은 동화도 썼으며 <오스카 와일드의 편지> 등 수필 및 희곡(<살로메>)도 여러 편 썼다. 더블린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고전 문학을 공부하고 옥스퍼드 대학 모들린 칼리지에서 수학했으며 유미주의 및 퇴폐주의 사조를 보이는 작가로 알려졌다. 1895년 와일드는 동성애 사건으로 2년간 노동 금고형 처분을 받았고 파리로 추방되었으나 건강 악화 및 경제 파탄으로 지내다 1900년 4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어릴 적 <행복한 왕자>의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보았을지도 모르겠다. 필자 또한 동일 제목의 번역본을 읽은 적이 있다. 오래전 텔레비전에서 '세계 명작 동화'시리즈로 여러 고전 동화를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대개의 동화는 대상이 어린이인 만큼 해피엔딩인 경우가 많으나 그렇지 않은 소수의 작품을 접할 때가 있었다. 슬픈 결말에 한동안 가슴 먹먹해지는 작품 세 권이 있다. <인어공주>, <플란다스의 개>(1872년, 위다), 그리고 바로 이 작품 <행복한 왕자>이다.



수십 년이 지나 원서로 오스카 와일드의 대표적인 동화를 읽게 되었다. 원서는 80페이지 남짓의 단편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 THE HAPPY PRINCE AND THE OTHER STORIES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행복한 왕자>로 알려진 <THE HAPPY PRINCE>만 담겨 있지 않다. <THE NIGHTINGGALE AND THE ROSE>(나이팅게일과 장미), < THE SELFISH GIANT>(욕심 많은 거인), < THE DEVOTED FRIEND>(진정한 친구), <THE REMARKABLE ROCKET>(당당한 로켓 폭죽) 등 네 편이 더 수록되어 초판으로 출판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도시 한가운데에 행복한 왕자 상이 서 있다. 화려한 금박으로 만들어진 동상으로 두 눈은 사파이어로 만들어져 밝은 빛을 발하고 있고 옆에 찬 칼자루에는 붉은 루비가 박혀 역시 빛나고 있다. 어느 날 우연히 동상의 발 근처에서 쉬고 있던 제비 한 마리, 온몸으로 왕자의 눈물을 맞은 후 그들의 인연은 시작된다. 화려하고 멋진 모습으로 사람들의 찬사를 받는 길을 마다하고 왕자는 가난한 소년, 배고픈 예술가를 위해 자신의 일부를 떼어 전해달라고 부탁하는데……







' Then the swallow flew back to hte Happy Prince, and told him what he had done. "It is curious but I feel quite warm now, although it is so cold."


"That is because you have done a good action", said the prince.


p.16







<행복한 왕자>는 처음 읽을 때는 물론 이미 대략의 줄거리를 안 상태에서 다시 읽어도 가슴 벅찬 감동을 주는 동화이다. 인간의 선함과 이타심이 얼마나 위대한 결과를 낳는지를 뻔한 가르침으로 설교하거나 말도 안 되는 판타지로 속이지 않는다. 현실 속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우화의 모습 같지만 진실되고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사랑과 희생의 아이콘이 왕자에서 비롯되었지만 그런 모습에 의구심을 표했던 제비의 변화와 희생은 선한 존재 옆에서 우리는 선하게 스며드는 사랑을 겪으며 인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한 예수 그리스도의 또 다른 형상을 그릴지도 모르겠다.



사랑과 희생이 무색하도록 사람들의 여전한 이기심과 어리석음에 실망하며 우리의 본성은 선과 악이 공존함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랑에 빠진 소년을 위해 역시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나이팅게일 새는 허영과 이기심에 빠진 소년과 소녀에게 인정받지도 보답을 받지도 못한다. 사랑을 다 쏟아도 허무하게 무시당하거나 사라질 수도 있다는 <THE NIGHTTINGALE>, 누가 봐도 악당으로 살아온 거인이 후천적인 노력과 깨달음으로 새로 태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THE SELFISH GIANT>처럼 허망함과 감동이 교차하는 작품도 있다. 그런가 하면 와일드 특유의 풍자와 유머로 이기적인 우정을 우화에 빗댄 <THE DEVOTED FRIEND>도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 단편 <THE REMARKABLE ROCKET>에서는 좀 더 노골적으로 인간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며 세상과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며 고집과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의 불행과 어울림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인간의 본성, 현실의 명암을 다양한 캐릭터와 기법으로 묘사한 단편집으로 독자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슬픈 결말에 가슴이 먹먹한 <행복한 왕자>의 완결성에 아쉬운 점으로 다가올 수 있기에 다른 단편 또한 결말이나 플롯이 부분적으로 난해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 여부가 어쨌든 동화의 옷을 입은 와일드의 이 단편은 선과 악을 지닌 인간의 양면성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어른을 위한 고전이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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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Prince and Other Stories저자오스카 와일드출판 HarperCollins발매 201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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