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영원히 아기인 이유
<LOVE YOU FOREVER>
* Title: <LOVE YOU FOREVER>
* Author: Robert Munsch(로버트 먼치)
* Illustrator: Sheila McGraw(쉴라 맥그로)
* PRINTED IN: 2023(1986 , first edition)
* Publisher: A Firefly Books
세상의 어머니들이여, 그대들의 아기를 처음 만났을 때가 기억나는가.
세상의 아버지들이여, 당신을 '아빠'로 부를 존재와의 첫 조우가 떠오르는가.
세상의 모든 아들, 딸이여, 그대들이 부모에게 어떤 아기였는지, 어떤 존재였는지 들었을 때의 느낌이 생각나는가.
작가 로버트 먼치는 캐나다의 아동문학 작가로 원래 미국 태생(1945년 미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이다. 본 작품 외에 <The Paper Bag Princess>(1980), <Mortimer>(1983), <I have to Go!>(1986) 등이 있다. 남성이지만 보육교사, 선생님의 경력이 있고 아동 심리학을 공부한 경험으로 섬세한 감정과 묘사가 남다르고 아이들의 행동, 언어를 잘 이해하는 것도 작품 속에 잘 구현되었다.
책장을 열면 한 어머니가 새로 태어난 아기를 안고 있다. 너무나 작은 아기, 연약하고 예쁜 아기를 천천히 앞뒤로 흔들며 자장가를 불러준다.
"I'll love you forever,
I'll like you for always,
As long as I'm living
my baby you'll be"
from the text of the book
천사가 따로 없다고 여기는 순간은 당분간 계속된다. 하지만 아기가 2살쯤 되면 기어 다니거나 걷기 시작한다. 호기심 천국이 시작된다. 갑자기 책장의 책을 다 꺼내고 음식을 다 꺼내 손으로 뭉개기도 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엄마의 시계를 가져다 화장실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린다. 그때부터 전쟁 같은 일상이 일어난다. '아이 때문에 가끔 미칠 것 같아'. 엄마는 외친다. 그러나 밤이 되어 아이가 잠이 들면 다시 소스라치게 놀란 엄마는 자책하며 자장가를 불러준다. 전쟁 같은 일상이라고 여길 만큼 혼란스럽다.
아이가 자라기 시작한다. 말을 하기 시작한다.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나쁜 말을 하고 이상한 옷을 입고 이상한 친구도 만나는 듯하다. 그럴 때마다 밉기도 하고 외계인 같기도 하지만 아이가 잠들면 엄마는 늘 같은 자장가의 가사를 되뇐다. 한창 사춘기의 아이가 너무 무거워서 들고 흔들 수는 없지만 문밖에서 노래를 부른다.
'너를 영원히 사랑해. 내가 살아있는 한 너는 영원히 내 아기란다.'
아이가 독립해 나가도, 직장에 다녀도, 결혼을 하여도 노래는 멈추지 않는다. 엄마는 언제까지 이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하지만 엄마는 늙고 병들어 노래를 부를 힘이 없다. 침묵... 그런데, 어디선가 익숙한 노랫말이 들린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이 동화를 읽으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지켜보면서 기쁨도 크지만 어느 순간부터 부모는 짝사랑을 하게 된다. 독립을 하면 매몰차게 정을 끊는 동물과 달리 부모는 자식을 떠나보내고도 잊지 못하니 말이다. 옛 성현의 말씀도 떠오른다. 아무리 자식이 나이가 들어도 부모에게는 물가에 내놓은 아기처럼 보인다는 이야기, 할아버지가 된 자식이 노모 앞에서 춤과 노래로 즐겁게 해 드렸다는 이야기는 단지 동양의 전설에만 나오는 이치가 아니었다. 인생은 돌고 돌면서 발전해나가지만 변치 않는 내리사랑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찌 이리도 똑같은지.
<Love You Forever>는 이렇게 세대를 아우르는 동화로 국가와 문화에 상관없이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가 드러나는 작품을 통해 보편적인 감성을 이끌어낸다. 특히 이 작품은 이 책이 유산된 아이를 기리기 위한 글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연이 있어 더욱 애틋함을 주는 듯하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기원과 태생을 둘러싼 사랑과 안정을, 성인 및 부모에게는 공감과 같은 큰 울림을 주는 책으로 치유받는 건 어떨까.
Love You Forever저자로버트 먼치출판 Firefly발매 2012.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