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어 원서

아픔까지 사랑할 수 있다면-MINI GREY의 이야기

by 애니마리아

제목 :<THE ADVENTURES OF THE DISH AND THE SPOON>

저자: Mini Grey



접시와 수저는 대표적인 식기 재료다. 포크가 빠져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수저와 젓가락, 밥그릇과 국그릇처럼 다르지만 한 세트로 여기지는 운명을 생각해 보라. 그저 짝이라고만 생각했지 의인화해서 이들이 사랑에 빠졌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전통적 이야기로 우리나라에서 생명이 없는 사물에 의인화한 이야기는 <바늘과 골무의 다툼>에 대한 전래동화 정도가 떠오른다.


이 작품의 모티프가 된 구절이 있다. 영국의 전래 동요 " Hey Diddle Diddle'로 단순 동요보다는 난센스 동요. 의성어와 일반적 조합이 아닌 독특한 결합과 라임을 뒤섞었기 때문이다.




"Hey diddle diddle,

The cat and the fiddle,

The cow jumped over the moon.

The little dog laughed to see such fun,

And the dish ran away with the spoon.

영국 동요"



의성어 역할의 diddle의 반복, 라임을 맞춘 바이올린 fiddle, 고양이와 fiddle의 어울림, cow와 moon의 유머스러운 조합은 마치 우리나라의 보름달 속 방아 찧는 토끼를 연상하게도 한다.



이들의 이야기에 캐릭터를 부여하고 사연을 덧붙여 작가 Mini Grey는 접시와 수저가 사랑의 도피를 한다는 후속 이야기를 넣었다. 동요에서는 단순히 도망간 사실만 나오지만 작가는 그 이후의 모험을 서술하며 현대적이 해석으로 재창조해낸 것이다.



이들은 달을 뛰어넘는 부푼 꿈을 안고 바다를 건너 꿈의 땅 미국에 도착한다. 이들의 초반 여행은 마치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유럽의 초기 이민자들을 형상화한 듯 보이기도 하다. 이들은 꿈의 땅에서 함께 공연을 하며 돈을 벌고 인기를 누리지만 나쁜 무리에 속아 협박받으며 범죄의 길에 빠진다. 그러다 경찰에 쫓기게 되고 도망 중에 접시는 날카로운 못에 몸의 상당 부분 깨져버린다. 접착제로 응급 치료를 받지만 추방되고 수저 또한 접시와 떨어져 오랜 감옥생활을 시작한다. 이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이들의 모험을 따라가다 보면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의 영화가 오버랩되는 느낌이다. 구전으로 전해지던 동요가 작가의 의인화, 우화 기법, 교훈 등의 요소로 전환되어 글과 그림이라는 하나의 문학작품이 된다.



Roald Dahl의 <Revolting Rhymes>1982 및 TV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혹은 James Finn Garner의 풍자적 버전의 전래 집 등에서 다양한 버전의 해석 본과 확장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익숙지 않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서양에서 추억의 이야기로 전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작가가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고 사랑이라는 감정과 언어를 부여하여 독자에게 읽히는 이유가 뭘까. 단순히 말도 안 되는 환상 이야기로 웃고 넘어가는 것만이 목적은 아닐 것이다. 그들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깨닫게 하고 해학의 미를 통해 이상적인 세상을 만들고 싶은 예술가(작가)의 소망이 공유되길 바라기 때문은 아닐까. 젊음과 열정과 아름다움이 산산조각 난 접시와 늙어버린 수저 사이의 대화에 마음이 녹는다. 그 마음을 닮고 싶어서.





"Dish? Is that you?" I wispered.

"Don't look at me, Spoon. I am old and cracked, and my glaze is crazed." she wept.

"Dish, you look just the same as you did the June night we rant away." The Dish sniffed.

/from the text of the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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