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오노 마사토 Masato Ono는 1972년 일본 도코 태생으로 <마음의 신비 왜? 어째서?>, <생명은 왜 소중한가요?>, <꿈은 왜 이루어지지 않나요?> 등의 책을 썼다. 논리적이면서 깊이 있는 시점으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작품 <실패 도감>(2020년, 옮긴이 고향옥, 길벗스쿨)에서는 세계 위인들의 실패와 좌절을 통해 화려한 이력의 성공 뒤에 가려진 고난, 좌절, 단점, 오류 등을 인간적인 관점에서 꼼꼼하게 다룬다.
띠지와 부제를 보면 이 책이 단순한 위인전과 다른 포인트로 독자를 끌어당김을 알 수 있다. '지질하지만 위대한! 웃기지만 감동적인!'이라는 문구는 어린 독자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문구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되는 위인들이 모두 이 문구에 해당하는 건 아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를 예로 들어보자.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로 무의식적 동기와 성격 형성에 획기적인 이론을 제시한 오스트리아인 신경과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그가 지닌 가장 큰 문제는 타인의 의견을 무시함에 있었다. 가정이든 사회에서든 '듣는다'라는 행위는 무척 중요하지만 그 기본적인 관계의 원칙을 지키지 않은 대가로 그는 많은 사람의 동료와 주변인에게 상처를 주었다. 즉 자기 생각과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고집을 부려 그를 떠난 동료들도 많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프로이트를 떠난 동료는 오히려 심리학을 더욱 발전시켰는데 분석심리학의 대가 융과 개인 심리학으로 유명한 아들러가 있다. 작가는 성격적인 아집을 프로이트의 단점이자 실패 요인으로 보면서도 그 때문에 또 다른 사람의 성공으로 연결되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패했기에 그것을 발판으로 성공한 위인의 이야기로 종종 언급되는 인물은 역시 토마스 에디슨이다. 1000번의 실패를 실패가 아니라 '잘되지 않은 방법을 1000번 발명한 것'이라며 기어이 발명의 성공을 이룬 그는 긍정적 사고와 끈기의 결실을 보여준 사례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나오는 위인들이 모두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한 케이스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앞에서 언급한 프로이트처럼 성격적 결함이 주위에 피해를 주기도 하고 너무 황당한 상상력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위인(살바도르 달리)의 이야기도 나온다. 소제목 '천재였던 탓에 죽을 뻔했다'에 나오는 달리의 이야기는 책 띠지의 문구 '웃기지만 감동적인'이란 띠지를 떠올리게 한다.
라이트 형제, 공자, 코코 샤넬부터 월트 디즈니, 요사노 아키코, 커널 샌더스까지 세계적인 위인 및 유명인 20명의 이야기가 각기 다른 실패 요인 및 단점, 혹은 시대적 불운과 환경적 요인으로 성공 못지않은 불행과 고통을 겪는다. 독자에 따라 부분적으로 몇몇의 인생에 대해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부분 교과서 및 일반적인 위인전에서는 좋은 점, 화려한 성공 및 기여도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한 면만 보기 쉽다는 맹점이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의외의 면과 실패담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그들도 결국 완벽하지 않는 한 인간임을 알고 오히려 더 친근하고 현실적인 수용을 경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성공 요인을 재조명하며 감탄하고 우리가 배울 점을 다루면서도 정말일까 싶을 정도로 솔직한 그들의 약점과 잘못이 드러나 충격을 받거나 당황스러운 감정을 느낄 수도 있으니 너무 놀라지 않길 바란다. 단점이 장점이 되거나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 의외의 성공과 발전의 씨앗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어린 독자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재미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특히 세계적인 위인 19인의 이야기 후 마지막 20번째의 위인 이야기에서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에 일부 독자들은 하이라이트 못지않은 감동을 받을 것이다.
루스는 일곱 살의 나이에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셨어요. 트럭에 담뱃불을 던지는가 하면 때로는 경찰관을 약 올리기도 하고...., 물론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않았죠. 싸움질을 일삼고 남의 물건도 훔쳤어요. 이것이 바로 훗날 '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베이브 루스의 소년 시절이랍니다.
103쪽/ 『실패도감』
그렇다고 이 책은 그들의 치부를 드러내며 어두운 면을 고발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문제나 실패 요인을 짚어낸 후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지에 대해 작가의 대안과 의미를 심도 있게 다루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소설가 도스토옙스키가 명저를 썼지만 도박에 빠진 '인간쓰레기'였다는 말 끝에 작가는 독자에게 정작 중요한 교훈을 덧붙인다. 인간의 명암을 다루며 균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인생의 의미를 찾아 의미 있는 지혜를 얻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사람의 마음에는 깨끗한 부분도 있지만 더러운 부분도 있어요. 둘 중 한 부분만 안다면 사람에 대해 제대로 쓰고 싶어도 반쪽밖에 쓸 수 없을 거예요.
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