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 북클럽 첫 번째 책을 읽었다. 읽는 내내 나의 세상이 얼마나 작았는지, 나의 생각이 얼마나 좁고 편협되었는지 깨닫게 해 준 책. 때로는 절망하고 때로는 놀라며 때로는 행복을, 그리고 희망을 느낀 사계절과 같았던 책, <철학의 힘>을 돌아본다.
<철학의 힘>을 읽으면서 단 하루도, 단 한쪽도 허투루 넘어간 적이 없다. 이 책은 여느 철학책처럼 범접하기 어려운 철학인의 논리를 익히고 분석하는 인문서가 아니다. 세상에 없는 세 가지를 말하며 '정답은 없다'라고 하면서도 '최고의 질문은 정답이 없는 질문'이라며 독자의 주의를 확 끌어당기는 만유인력과 같은 책이 있다. 정답은 없지만 각자에게 맞는 깨달음과 지혜에 다가서는 체험의 문을 지나갈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저자 김형철 교수는 연세대 철학과, 미 볼링그린주립대 석사를 거쳐 시카고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연세대에서 재직하면서 'Best Teacher'로 선정되었고 한국학술진흥원 선정 '대한민국 최우수 인문학 강의 교수상'을 수상했다. <최고의 선택>(2018)의 저자이기도 하며 여러 공공 기관 및 대기업 등에서 자문과 강연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 책의 초판은 2015년이다. 내가 읽은 이 책은 2024년 10월에 2판 2쇄 발행 본다. 십 년이 다 돼가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 영감과 성찰의 시간을 주는 책으로 손색이 없다.
독자는 스물한 개의 소주제를 통해 독자는 우리가 인생의 어느 시기에서 문득 질문하고 고민할 법한 주제들을 접하게 될 것이다. 흔한 질문이지만 결코 해답이 쉽지 않으며 때와 장소에 따라 변하는 답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때로는 너무 극단적인 상황에 주어져 선택의 기로에서 힘들기도 하지만 저자와 함께 고민하고 가정하면서 어느새 굳어버린 각자의 편견을 바라보게 된다. 깊은 성찰을 통해 변화의 가능성이 시작할 수만 있다면 이 책의 진가는 빛을 발할 것이다.
1장 인생은 왜 짧은가
2장 삶은 왜 불공평한가
3장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인가
4장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인가
5장 우리는 왜 그토록 행복을 갈망하는가
6장 어떻게 하면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을까
7장 일에서 어떻게 만족을 얻을 것인가
8장 정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9장 피자를 나누는 가장 정의로운 방법은 무엇인가
10장 열 명을 살리기 위해 한 명을 죽일 것인가
11장 법은 옳고 그름을 규정할 수 있는가
12장 왜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하는가
13장 사람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부도덕한가
14장 왜 탐욕을 부려서는 안 되는가
15장 모든 것이 결정된 세계에서 나는 자유로운가
16장 왜 역지사지가 필요한가
17장 용서는 왜, 어떻게 하는 것인가
18장 엿듣기와 엿보기는 늘 나쁜 것인가
19장 약속은 꼭 지켜야 하는가
20장 불편한 진실을 말해야 하는가
21장 인간에게 죽을 권리를 허용해야 하는가
개인적으로 논픽션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책은 정말 몰입해서 읽으며 생각이 많았던 독서 여행을 한 기분을 선사해 주었다. 특히 책을 다시 펴내며 쓰신 서두 부분에서 '세상만사 전부 상대적'이라는 말씀을 하시며 제시하신 자전거와 자동차의 비유 독서 초반에 큰 자극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단순히 역지사지라는 논리를 서술하지 않고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실례와 비유가 철학을 어려워하는 나와 같은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몇몇 소주제의 질문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진리나 규칙, 규범들이 절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을 수없이 제시한다.
때로는 짧고 굵은 문장으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송곳처럼 극단적인 확언을 날리기다 한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를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저자의 논리와 설명에 빠져들게 되고 또 다른 시각에서 인생을 고찰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세상은 그다지 공평하지 않다.
(중략)
세상에는 '나중 된 자가 먼저 되는'일도 비일비재하다. 엘리베이터에 먼저 탄 사람은 먼저 내리는가? 제일 먼저 타면 제일 늦게 내린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은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욱 평등하다(All animals are equal but some animals are more equal than others)"라고 말한다.
현실의 삶은 불공평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간에게는 질투와 시기, 비교라는 한계와 싸우며 공평함을 추구하기 위한 의지가 주어져 있다는 점이다.
42~43쪽/철학의 힘 중에서
세상에는 부조리가 있고 빛은 늘 어둠과 함께 있으며 선과 악은 늘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한다. 변화의 속도나 정도가 때로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빠르고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 정신없는 삶 속에서 중심을 잡고 싶다면, 우리는 늘 질문하고 돌아보며 답을 찾아가야 한다. 정답은 없지만 질문하는 힘을 통해 우리는 매일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으며 공존하는 삶, 조용하지만 조화로운 어울림, 따뜻한 소통의 리더십 등 더 나은 삶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철학의 힘저자김형철출판서삼독발매 202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