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독서와 북클럽 강연의 융합 활동
부제; 독서와 북클럽 강연의 융합 활동
힐링산책 조찬북클럽에서 추천한 세 번째 책을 읽고 강연을 들었다. 온도와 습도가 대한민국을 휩싸고 있는 8월의 책은 『 AI 패권전쟁』(이시한, 2025년 3월, 북플레저)이다.
작가 이시한 님은 하나의 직업으로 설명하기 힘든 분이다. 한국 멘사 회원이면서 현재 성신여대, 경희사이버대 겸임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국내 유수 기업과 각종 기관에서 강연을 하며 수많은 책을 저술한 작가이면서 유튜브 '시한책방Shian Books'을 8년째 운영하고 있는 유튜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기술, 인문, 경제를 통합하며 세상에 통찰을 전달하고자 하는 '프로 지식 탐험가'이자 지식 큐레이터로 알려져 있다.
* 책 속으로
1950년대 구소련이 쏘아 올린 최초의 위성 '스푸트니크 1호'(1957년) 때문에 충격을 받은 미국이 우주 산업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그들의 우주 전쟁이 시작되었다. 냉전은 끝나고 한동안 평화로운 듯했지만 미국의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2025년 1월, 설날 전후로 중국은 미국의 AI에 뒤지지 않는 딥시크Deepseek 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렇게 책의 초반은 미국에 도전장을 내민 2025년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를 기술한다. 미국과 중국의 AI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이는 과연 시작에 불과할까. 더 나아가, AI 전쟁, 과연 이들만의 전쟁일까.
작가는 어느 나라가 더 나은 AI 기술을 보유하고 발전시키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실상은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경제와 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치려는 AI의 개발사들, 즉 기업 간의 전쟁인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AI는 그저 인터넷 검색 엔진보다 좀 더 똑똑하고 효율적인 도구로서만 보였다. 워낙 무지한 탓에 CHAT GPT가 어느 회사 것인지도 몰랐고 OPEN AI가 프로그램인 줄 착각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뭐가 뭔지 구분도 하지 못했고 다른 AI 도구는 뭐가 있는지, 어떤 단계에 와 있는지 파악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400여 페이지에 가까운 내용에 내내 나올 기술 용어에 AI 어휘를 감당하려면 최소한 주목받고 있는 AI와 회사 정도는 알고 있어야 싶었다.
Chat GPT, Open AI(샘 알트먼)
GEMINI, Google
CLAUDE, Antropic
LLaMA, Meta(Facebook)
Mistral, Mistral AI(프랑스)
Deepseek, Deepseek AI(중국)
Grok, xAI(일론 머스크)
미국이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이는 시장 점유와 인지도를 바탕으로 추려낸 일부에 불과하다. 중국이 단 하나처럼 보이지만 '딥시크사'는 4,400개 AI 회사 중 하나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 가운데 대한민국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어디엔가 있겠지만 왠지 AI 전쟁이라는 현대판 고래 싸움 속에 눈치만 보고 있는 새우의 신세처럼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 AI 패권 전쟁의 서막
2부 AI가 재편하는 글로벌 구조
3부 AI가 변화시키는 산업의 미래
이 책은 단순히 AI가 뭐고,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선형적으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가 간의 전쟁인 줄 알았던 AI 경쟁이 실제로는 왜 기업 간의 싸움으로 전환되었는지, AI가 등장하기 전과 후를 겪는 인류의 삶이 어떻게 바뀌고 영향을 받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흥미로운 예시, 관련 어휘들을 종합적으로 쏟아 놓는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용어는 물론 들어는 봤지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던 부분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가령 '혜자' 서비스(저렴하거나 무료인 것으로 기능이 뛰어난 AI 도구를 비유)를 다루는 부분에서 혜자라는 말이 특별한 한자어라고 추측했지 탤런트 '김혜자'를 지칭하는 말에서 왔다는 사실은 생각지도 못했다. 용어들을 일일이 나열하기는 너무 많지만 몇 가지 흥미를 끌만한 것들을 소개해 보겠다.
*합종연횡- 중국 전국시대의 외교 용어지만 이익에 따라 서로 연합하기도 하고 분리되어 경쟁을 하기도 하는 AI 기업 간의 상황을 비유한다.
*AI, ANI, API, AI 에이전트, AGI, ASI- 넓은 범위에서 모두 AI 지만 단계와 수준이 다르다. 어느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을 지는 AI는 사실 ANI, API 정도지만 지금은 AI 에이전트로 가고 있고 곧 AGI로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예정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 가운데 가장 빠른 만큼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기대가 되면서도 두렵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빅블러 현상: 산업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 변화가 극대화되면서 기술, 산업, 사회가 통합되고 어우러지는 현상이 되었다.
* 휴머노이드: 일상에 깊이 파고든 존재, 로봇과 AI의 만남
* 양자컴퓨터: 현재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가 10의 25승 걸려 푸는 문제를 5분 만에 푸는 성능의 컴퓨터. 개발 중이나 언제 갑자기 AI처럼 우리를 덮칠지 모른다.
AI의 놀라운 능력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굳이 책까지 읽어야 하나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해한다. 나도 한때 그랬으니까. 하지만 활자로 된 책을 하나하나 눈에 담고 마음에 새기며 분석하고 깨닫는 과정은 또 하나의 나를 형성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곳곳에 드러난다. 대개 강력한 인트로가 있어도 중간에 늘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논픽션임에도 공부할 거리와 좋은 정보가 숨어 있어 좋았다. 콘텐츠의 힘, 넷플릭스의 성공 사례, 로마 콜로세움과의 연결성 등 인문과 역사, 사회, 기술, 비즈니스가 정말 하나로 연결되어 4D의 형태로 읽은 느낌이었으니까. 특히 단순히 주제를 정리하는 마무리 말과는 다르게 흥미로운 비유가 에필로그에 있어 이 책을 완주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영화들을 보면, 종종 인간을 습격하는 존재들은 크게 세 부류입니다. 좀비 같은 몬스터들이 한 종류고요, 또 하나는 외계인들이죠. 그리고 AI가 있습니다. 공통점은 세 부류 다 인간을 정복하거나 말살하려고 하는 특별하거나 절박한 이유가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352쪽 에필로그 중에서/<AI 패권전쟁>
감사하게도 저자와의 만남과 강연을 통해 책에 포함되지 않은 놀라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앞으로 AI가 일상화되는 미래가 디스토피아가 될지 유토피아에 가까울지 모르지만 피할 수 없는 공존의 운명체라는 것은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감성을 이용하여 접근하는가에 대해 작가님이 보여주신 예를 들고자 한다.
인간이 AI에게 명령을 내렸다. '1달러짜리 팬케이크 이미지 보여줘.'
AI가 작은 사이즈의 평범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인간은 명령을 바꿔 반복한다. '10달러, 100달러, 백만 달러, 1억 달러...'
AI는 점점 화려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명령을 내렸다.
'가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귀한 팬케이크 만들어줘.'
AI가 보여준 그림은 뭐였을까.
바로 엄마가 만들어준 소박하지만 사랑과 미소가 담긴 팬케이크였다.
북클럽 강연에서/이시한 작가님
AI는 인간에 가깝게 우리를 이해하고 이미 일부가 되고 있다. 지나치게 맹종해서도 안 되겠지만 거부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우리가 아무리 멈추려 해도 시간은 흘러가는 것처럼. 단지 너무 지나친 경쟁과 이해타산으로 우리 스스로 악용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 누구만의 혜택이 아닌 '누구나를 위한 기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작가님이 전달하고픈 메시지는 바로 이런 게 아니었을까.
<공간 인간>서평과 후기로 받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