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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니마리아 Feb 26. 2024

서평:pictures of hollis woods


Title:pictures of hollis woods


Author:P


PUBLISHER: A YEARLING BOOK


PUBLISHED in 2002


(내용 스포 주의)



원서는 2002년에 출간되었다고 하나 번역서는 2014년으로 되어 있다.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으로 청소년 문학 4주 연속 순위에 들었던 작품이라 한다.  



독특한 제목, 서문의 책은 늘 시선을 끈다. 전에 토니 모리슨의 <The Bluest Eye>의 도입부가 너무 특별해서 인쇄가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잠시 한 적 있는데, 이번 책은 표지의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일반적으로 원서, 특히 아동서에서 소문자로만 표시된 서적을 접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과거 어느 원어민의 증언에 따르면 공식적인 책 제목은 매 단어가 대문자로 표시하는 게 상식이며 이는 일반적인 글쓰기에도 적용된다고 했다.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언뜻 이건 또 무슨 사연이 있을까 궁금했다. 



pictures of hollis woods라. 다소 마른 듯 보이는 아이의 하반신 모습이 흑백 사진 안에서 묘사되어 뭔가 어두운 내용이 아닐까 생각했다. 근대 시기의 그로테스크한 이야기인가? 역사적 배경이 있는 사진 속 아이인가? 



막상 읽으면서 사진이 아니라 '그림'으로 해석해야 자연스럽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장이 거듭하면서 그림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hollis woods라는 것도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뜻이었다. 나무 혹은 숲을 의미하는 wood의 어원 때문인지 어느 지역명일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홀리스 우즈 지역 그림인가? 그곳에서 무슨 비극이라도 발생했나? 아이들이 희생양인 범죄소설이 아니면 좋겠는데...'



첫 장면은 강렬하기보다 수수께끼 같았다. 어느 소녀가 6살 때의 일을 회상하는 독백으로 시작하는데 어려운 단어가 많은 곳도 아니었지만 이게 무슨 상황인지 바로 인지하지 못하고 여러 번 읽어 보았다. 어느 유치원에서의 미술 수업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그림 과제를 내면서 조건을 단 것으로 보인다. 어떤 그림을 그리더라도 M, F, B, S, W로 시작하는 단어를 추측할 수 있도록 하라는 조건. 선생님은 소녀가 그린 그림을 보고  mother, father, brother, sister는 보이지만 W를 상징하는 부분이 없다며 그림에 크게 X를 그었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소녀는 이런 답을 내놓는다.



  "'소망하다'의 W(wish), '원하다'의 W(want), '사랑스럽지 않아요'의 W(wouldn't it lovely?)도 되지 않나요?" 음악 선생님이 가르쳐 준 대로 말이다.



처음에는 그저 장면 그대로 받아들여서 선생님이 좀 동심을 더 이해해 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과 아이가 나이에 비해 참 성숙하다는 느낌을 받은 게 다였다. 이 말의 의미는 후반부에 가서야 소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원서와 달리 주요 등장인물을 먼저 소개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 홀리스 우즈가 왜 홀리스 우즈인지 스스로 밝히는 부분이 나오기 때문이다. 



  "제 이름... 홀리스 우즈는 원래 지명이에요. 홀리스우즈(Hollis Woods)라는 곳이요. 제 생각이긴 하지만요."


내가 말했다.


"사람들이 거기서 너를 발견한 모양이구나. 갓난아기였을 때."


"태어난 지 한 시간 된 아기였죠."


나는 '상관없다'라는 투로 말했다.


"담요도 없었대요. 무슨 구석에 있었고요."


'아기에게 담요 정도는 덮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쪽지가 있었대요. 홀리스 우즈라고 불러달라는."



이 부분을 읽을 때 참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먹먹해지는 장면은 양파 껍질 벗겨지듯 펼쳐졌으며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구성도 몰입도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중요한 사건이 번쩍거리며 소녀를 짓누르는 순간이 매 장 반복되며 왠지 이 소녀에게 기쁨이었던 가족(위탁 가정)에게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것 같다는 불안을 느끼며 읽었다. 



반전일 수도, 틀린 추측일 수도 있지만 감동이 있어 어른에게도 좋은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최근의 베스트셀러 <맡겨진 소녀/클레어 키건>을 연상케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에 못지않게 좋았던 작품이다. 둘 다 위탁 가족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 작품이 좀 더 긴장감 있고 심장 쫄깃한 추리소설 같은 면이 있기도 하다. 누구보다 성숙한 감성의 소녀, 불행, 그 고통을 안은 가족과 또 다른 여인의 사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이야기의 결말도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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