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특정 단어, 이미지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태주/175쪽『』
'풀꽃'시가 하도 유명해서인지 나태주 시인은 소위 '풀꽃 시인'이라 불리기도 한다. 김영랑은 '모란꽃 시인'으로, 윤동주는 '별의 시인'으로 박목월은 '나그네 시인'으로 종종 불린다. 그만큼 그들의 시가, 시어의 울림이 크고 깊기 때문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이 피기까지는' 중에서'김영랑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나그네' 중에서/박목월
별 자체는 아니지만 '별 헤는 밤'이란 제목으로 표현한 윤동주의 시가 내 마음을 가장 설레게 한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별 헤는 밤' 중에서'윤동주
셀 수도 없이 수많은 별을 본 지가 정말 오래되었다. 어린 시절, 소도시에서 자라서인지 시골의 밤하늘처럼 아름다운 하늘을 바라본 기억이 거의 없다. 그래도 가끔 북두칠성 모양의 희미한 불빛을 발견하고 좋아했던 날은 있었다. 별 하나에 그토록 많은 역사와 사랑이 담긴 시는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평생 다가가지도 못할 별은 서로 붙어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를 인식하지도 못할 텐데. 외롭게 어딘가를 떠다니거나 궤도를 돌면서도 아름다움을 발산하며 우리에게 길이 되고 영감을 주며 안내자가 된다.
별 하나를 골라 사랑을 줄 수 있다면 어떤 이름을 지을까 고민해 본다. 별의 이름을 지니거나 별을 별명으로 지은 사람을 떠올려 본다. 오늘 밤은 그분의 꿈에 별똥별이 나타나 나의 우정을 전달해 주면 좋겠다. 가끔은 시를 닮은 친구를 생각한다고. 멀리 있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며 그리워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