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나를 비추는가

by 애니마리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이라는 가정을 두고 많은 사람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기준은 대체로 합당하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고 말해주는 것들이. 친구, 음식, 그리고 책. sns, 옷, 나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척도이기에 억지스럽게라도 신경을 써야...



* 친구

괜히 '유유상종類類相從',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나온 게 아니다. 꼭 친구가 아니더라도 내 주변의 사람, 나의 지인, 내가 어울리는 사람을 보면 나라는 사람이 어떤 인격체인가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마 가장 오래되고도 전통적이고 상당히 타당한 기준으로 보인다.



* 음식

배우 차인표가 어느 프로그램에 나와 말하는 것을 들었다. '최근 2년(기억이 정확하지는 않다) 동안 내가 무엇을 먹고살았는지 되짚어보면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더 나아가 내가 내 몸을 어떻게 대하고 나라는 사람이 어떤 인간인지도 알 수 있어요.'



사실 이 말은 그가 유일하게 한 말은 아니다. 서양 속담에 있는 말이라고 한다.

'네가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를 내게 말해주면 나는 제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고 하니까.('동아일보 '전문가가 뽑은 20세기 국민음식'베스트 6 중에서, 2009년 9월 23일)


꽤 오래전 일이지만 처음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얼마나 찔렸는지 모른다. 그때부터 인스턴트 음식이나 대충 해 먹는 습관을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음식을 잘 챙겨 먹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존중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려 한다.



* 책

요즘 책을 잘 읽지 않는다고 한다. 책이 누군가를 말해준다면 안 읽는 사람은 괜히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자세히 보면 우리는 뭔가를 읽는다. 꼭 종이책이 아니더라도 SNS를 하거나 인터넷 기사를 읽고 쓰는 등 소비와 생산의 행위를 각자 스타일 대로 할 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옷, 즉 패션을 통해 그 사람을 판단하기도 한다. 그래도 책, 혹은 최소한 문자로 된 뭔가를 읽는 사람을 두고 생각해 보자. 나는 무슨 책을 읽고 있는가. 어떤 책을 끝까지 읽곤 하는가.



괴테가 말했다고 한다.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과
네가 자주 가는 곳과
네가 읽고 있는 책이 너를 말해준다

(141쪽『너를 아끼며 살아라』 중에서)







내 곁에 늘 좋아하는 가족이나 친구가 있는 건 아니다. 수많은 사람과 마주치지만 이해관계나 우연에 따라 만날 뿐 나를 말해줄 정도로 깊은 교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책은 다르다. 그런 면에서 나의 취향과 성격, 나의 관심사, 나의 꿈까지도 보여주는 매체가 책이 아닌가 싶다.


괴테의 말을 인용하며 그에 앞서 제시한 나태주 시인의 질문을 다시 들여다본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내가 자주 가는 곳은 어디인가요
내가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나는 어떤 사람일까요


의무감으로 가고 만나는 대상이 아니라 내 스스로, 내 의지대로 가까이하는 사람, 장소, 책을 떠올린다면 내가 보일까. 나의 거울이 되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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