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5~28)
처음에 개는 여섯 마리였다. 혹독한 추위와 부족한 식량 탓에 잠도 제대로 못 잔 빌과 헨리는 다음 날 아침 변화를 감지한다. 한 마리가 없어졌다. 아마 굶주린 늑대 무리에게 희생되었을 테다. 그다음 날이 되었을 때 한 마리가 묶어 둔 줄을 끊더니 주위를 맴도는 늑대 무리에 합류했다. 스스로 몸을 낮추고 복종의 자세를 취한다. 하지만 개는 늑대가 아니다. 인간에게 길들여진 개를 굶주린 늑대들이 가만히 놔두거나 그들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리가 없다. 배고픈 입만 하나 더 늘 뿐이니, 그들의 입을 채우기 급급할 것이다. 그 개는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네 마리가 남았다. 가장 힘이 센 개가 안 보인다. 밤새 피비린내 나는 격투가 벌어진 듯하다. 붉은 개의 유혹과 늑대 무리와 썰매개 사이에서. 그렇게 세 마리가 남았고 빌과 헨리는 서둘러 마을을 향해 썰매를 이끌지만 역부족이다. 속도는 느려지고 날은 빨리 저문다. 세 마리는 두 마리가 되었고 설상가상 총알마저 바닥났다. 썰매를 포기한 지 오래, 개를 이끌고 걷다 불을 피워 겨우 목숨을 연명하는 나날이 계속된다. 결국 마지막 개마저 늑대의 먹이가 되었고 이제는 빌과 헨리도 위험하다. 붉은 개의 행동 때문인지 늑대들은 불을 두려워하면서도 과감히 인간에게 달려든다. 일촉즉발의 순간, 다른 인간의 무리가 지나가다 이 두 사람을 구한다.
이야기, 끝인가? 빌과 헨리의 이야기는 끝났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붉은 개와 늑대들의 이야기.
(The Story of Henry and Bill was now over, while the story of the red dog and the wolves was just beginning.)
붉은 개와 늑대의 리더 외눈(One Eye)은 가정을 이루었다. 한겨울 새끼 늑대 다섯 마리가 태어났다. 암컷 네 마리, 수컷 한 마리. 먹이가 없는 기근의 날이 지속된다. 어느 날 스라소니와 싸우다 외눈은 목숨을 잃는다. 굶주린 늑대 새끼는 한 마리만 제외하고 다 죽어버렸다. 이제 붉은 개는 남은 새끼를 위해 사냥에 나서야 한다. 역시 굶주린 스라소니가 언제 자신과 새끼를 덮칠지 모르지만 어쩔 수 없다. 인간도 보이지 않아 영리한 꾀를 부릴 수도 없다. 동료 늑대들은 모두 흩어져 버린 지 오래다. 그야말로 각자도생. 때로는 자연은 냉혹하다. 야생은 더욱 잔인하다. 그래도 야생에 던져진 생명은 본능에, 야생의 법칙을 따르며 살아간다. 붉은 개 모자는 어떻게 될 것인가.
*** VOCAB. OF THE BOOK(어휘 정리)
lynx 스라소니
snuggle 바싹 파고들다, 다가서 다/vt. 껴안다
partway 도중까지, 어느 정도까지, 다소, 일부
prod vt. 쿡 찌르다, 쑤시다
raid 급습하다, 습격하다
temper 성질, 성미
nick vt. 슬쩍하다, 훔치다, 자국을 내다, 베
skulk vt.~의 머리를 때리다
skult vi. 몰래 숨다, 살금살금 숨
fend off 받아넘기다, 막아내다, 피하다
White Fang저자미등록출판 ProLunis발매 2021.04.01./출처:네이버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