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never known kindness. He'll learn kindess by kind treatment."Weedon insisted.
"화이트 팽은 친절을 받아 본 적이 없어. 친절을 경험하면 친절을 알게 될 거야."
위든은 주장했다.
p.103/WHITE FANG
죽이지 않으면 죽어야 하는 투견장에서 쓰러진 화이트 팽. 사경을 헤매던 화이트 팽을 구한 남자, 위든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인간에게 길들여진 순간부터 단 한 번도 애정 어린 말이나 따뜻한 손길을 받아보지 못한 화이트 팽. 늑대 개에게 처음에 위든은 그저 또 다른 인간일 뿐이었다. 아무리 복종하고 충성해도 먹이와 잠자리 이상의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되는 존재. 오로지 구타와 학대, 약육강식의 최상위에서 군림하는 강자. 게다가 화이트 팽은 길들여짐과는 거리가 먼 늑대 혈통, 야생 동물이었다.
하지만 위든은 자신의 곁을 허용하기는커녕 조금만 가까이해도 물어버리는 거친 야수를 포기하지 않는다. 길들이기로 결심한 순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인내와 사랑으로, 기다림과 친절한 배려로 천천히 다가간다면. 친절을 경험한 적이 없으니 친절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친절을 모르는데 어찌 친절의 존재를 알겠는가. 친절의 존재를 알지도 못하는데 어찌 친절을 그리워할 수 있겠는가. 선한 사람을 본 적도, 경험한 적도 없는데 어찌 다르다는 것을 판단조차 할 수 있겠는가.
위든의 친구 매트는 화이트 팽을 거둔 친구의 말이 틀리지 않음을 인정하지만 온전히 수긍할 수는 없었다. 야생동물은 예측이 불가능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반신반의하는 매트의 이어진 말은 이러한 논리가 꼭 야생 동물과 인간 사이의 일만은 아님을 시사한다.
"모든 사람이 서로 친절한 건 아닌데, 늑대라고 다르겠나?
If people can't be kind to each other, how do you expect a wolf to be?"
환경은 중요하다. 야생에서 태어난 존재는 야생성을 버리기 어렵다. 사랑을 받지 못한 존재는 사랑을 베풀 수 없다. 하지만 예외의 가능성은 있다. 경험이다. 경험은 때로 기적을 일으킨다. 위대한 빅뱅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경험이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부싯돌이 되어 반복된 부딪침 사이에 불꽃이 일어나기도 한다. 경험이 노력을 낳고 노력은 또 다른 경험으로 이어져 기적을 낳는다.
물론 콩 심은 데 콩이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나는 건 당연하다. 경험은 경험을 낳아서 친절은 친절을 낳는다. 사랑은 사랑을 낳는다. 누군가의 손길이, 도움이 야생의 환경에서 자란 사람을 변화시킨다. 그 가능성을 보고 용기를 내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진정한 품격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야생은 바뀌지 않는다며 사살을 권한 친구의 말에 위든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화이트 팽에게 물린 손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매일 아침 그는 화이트 팽에게 다가간다. 처음에는 멀리서, 매일 조금씩 조금씩. 친절도 인내가 필요한 덕목이다. 자칫하면 일방적인 강요가 될 수 있기에. 오늘, 나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친절의 속성을 다시 한번 배웠고 친절을 위한 조건을 음미할 수 있었다. 작은 기적이라도 일어나길 바라며.
White Fang저자미등록출판Mary Publishing Company발매2020.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