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DAUGHTERS OF THE DRAGON)

by 애니마리아


"그래, 게다가 너는 한국인이니까 알아야 하는 거야. 네 조국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야 하니까. 네 민족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어쨌든 넌 내 이야기의 일부만 들은 거란다. 사실, 하지 못한 말이 훨씬 더 많이 있어."

Yes, but you must also know because you are a Korean. You should know what happend to your country. You need to know your people. Anyway, you have only heard part of my story. There is more, much more I have to tell you." /p.112 『 Daugthers of The Dragon 』(미출간:『용의 딸』 중에서)



십 년 전 이 책을 처음 읽었다. 십 년 후 나는 이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십 년 전 이 책을 읽을 때 충격과 슬픔이 컸다. 다른 건 세세히 기억하지는 못해도 지하철에서 읽다가 펑펑 운 건 잊지 않고 있다. 그것도 지하철 승객이 꽤 많은 러시아워 시간에. 겉으로는 조금 창피하기도 했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책을 읽다가 우는 내가 이상해 보이나요? 하지만 당신들도 알아야 해요. 한국인이라면. 한국인이니까요.'.



소설의 초반이지만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힘들다. 겨우 14살의 주인공 홍자희가 언니 수희와 함께 강제로 위안부(comfort women)에 동원이 된 장면부터 말이 안 된다는 생각에. 이분들의 역사는 희미하지만 아직 남아서 우리의 도움과 관심을 필요로 하고 있다. 나와는 상관없다고, 그저 옛날에 있었던 운 나쁜 사람의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 있는가. 그것도 선택이라면 선택이겠지만 그런 방관자는 되고 싶지 않다. 최소한 슬퍼하고 그분들을 위해 기도는 하고 싶다. 도움이 되든 안 되는 그분들을 위로하고 싶다. 아니, 기억해야 한다.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구현된 사실의 역사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와 사연, 논쟁거리가 있다. 오늘은 나를 먹먹하게 만든 구절, 그 자체만 잠시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 너무나 하찮은 노력이지만 나는 이렇게라도 읽고, 부분적으로 필사를 하고 그들의 아픔을 복기함으로써 기억하려고 한다. 생을 포기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당신은 대단한 일을 하신 거라고. 살아남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이다. 다른 시기에 태어났고 그런 일을 겪지 않았지만 나 또한 한국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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