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힘은 존재하는가

(Daughers of the Dragon)

by 애니마리아



I picked up the photo. "Ummah, Appa, Onni," I said to the images as I did every morning before leaving for work, "thank you for sending your spirits to help me. I will always do my best to honor you." I set the photo on the table. I left the beige, eight-story apartmemt building and headed to work.


사진을 올려다보았다. 매일 아침 일하러 가기 전에 늘 그랬듯 사진 속 가족에게 말을 건넸다.

"엄마, 아빠, 언니. 모두들 내게 영혼을 보내주어 고마워요. 나도 우리 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게요."

나는 사진을 다시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베이지색 8층짜리 아파트를 나와 일터로 향했다.


P.247/『 Daughers of the Dragon 』



인간에게 영혼이 있는가. 사진에 찍힌 사람의 형상에는 영혼이 깃들어 있는가. 생명이든, 무생물이든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건 사후세계의 존재만큼 알 수 없는 문제다. 보이지 않으나 존재를 느끼는 경우가 있고, 설사 믿지 않아도 영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는 게 인간이다.



북한 지역에서 남한으로 피난을 오기 전 주인공, 자희의 부모님은 일제의 수탈 기간에 돌아가셨다. 수희와 자희 자매는 위안부로 끌려갔고 그곳에서 임신한 수희 언니는 강제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낙태 수술을 받아야 했다. 2차 세계 대전 말미, 일본군이 공격을 받은 날 함께 지내던 한국인 위안부들은 모조리 총살당했고 언니는 의무실에서 사라졌다. 이후 또 다른 비극을 겪고 남한으로 내려와 일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자희는 딸 수보 외에 의지할 가족 하나 없이 지내고 있다.



전에 다른 책을 읽으며 유사한 개념을 지닌 spirit과 mind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사전을 찾아보면 각각 '정신, 영혼', '마음, 정신'이라는 의미가 가장 먼저 나온다. mind를 좀 더 찾아보면 '신경, 지성, 지성인'이라는 뜻도 나온다. 영화 <뷰티플 마인드 Beautiful Mind>를 처음 보았을 때 단순히 '아름다운 마음'이라고 마음대로 해석한 오류가 떠오른다. 한 단어에 한 가지 뜻만 1:1로 암기하는 주입식 공부의 오류의 예이기도 하다.



배우 러셀 크로우가 뛰어난 천재 수학자인 존 내시를 연기했는데, 내시는 199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인재였지만 조현병(현실과의 접촉을 상실한 인격 분열 증상)을 앓았다고 한다. 정리하자면 신체의 저편에 있는 '정신'의 의미가 둘 다 있으나, spirt는 죽은 사람의 넋, 얼을 가리킬 때 쓰고 mind는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 정신, 인지, 지능 작용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영화 제목에 대한 해석은 마음이 아닌 '아름다운 지성'(존 내시)으로 이해하는 게 더 정확해 보인다. 죽은 생명에 깃든 영혼과 달리 살아 있는 동안 작용하는 지성 및 인지 작용이라는 차이도 있다. 이런 식으로 정리하다 보니 이후에 두 단어를 볼 때마다 항상 이 영화도 생각난다. 마치 햄버거집 세트 메뉴처럼 자동이다.



이번에는 또 다른 영화의 장면도 떠올랐다. 바로 <해리 포터>시리즈다. 갓난 아기 때 볼드모트에게 살해당한 부모님의 영혼인 사슴의 이미지. 아마도 요즘 읽고 있는 <용의 딸들>에 나오는 중요한 상징물, 용 빗에 깃든 얼과 부모님의 영혼이 함께 어우러져 <해리 포터>에서 보았던 강렬한 빛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나 보다. 나의 정신에 남은 영혼의 흔적이라고나 할까. 영화 속 spirit의 이미지가 나의 mind에 남은 것이다.



한강 작가의 작품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에도 영혼의 이미지가 많이 나온다. 새와 빛이다. 전설에만 나오는 상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강력하고 의미심장한 언어이자 개념이다. 감정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것처럼 나 또한 영혼을 믿는다. 사람들을 괴롭히는 귀신이 아니라 우주의 한 시공간을 차지하며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요소로서. 진위 여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 소중한 가족, 친구, 사람들이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 우리는 그들의 명복을 빌고, 기 억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곤 한다. 그건 그들의 영혼이 잠시나마 우리에게 머물며 언젠가 평온하게 저세상으로 가길 바라는 산 자의 마지막 사랑의 고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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