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먹고사는 인간

by 애니마리아

나는 줄곧 문과생의 마인드와 체질로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빠른 기술 변화 선두에는 못 설 지언정 아예 인식조차 하지 않는 태도를 바꾸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최근 AI를 거의 매일 만나고 있다. 책을 읽을 때나 번역할 때, 국문, 영문 상관없이 문득 피어오르는 질문, 의문, 더 알고 싶은 욕구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일기 때문이다.

LLM(대규모 언어 모델 Large Languate Model) 기반인 챗 GPT가 주요 수단이지만 최근에는 퍼플렉시티(Perplexity)를 병행해서 쓰기도 한다. 당연히 무료를 쓰고 있다. 하지만 매스컴을 보면 유로 버전을 쓰거나 다른 언어 모델을 쓰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것도 두세 개나 병행하면서. 퍼플렉시티는 어떤 공무원 선생님이 추천해 주었고 제미나이(Gemini)는 거의 써 본 적은 없지만 화상 영어 선생님이 쓰신다고 해서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세세한 차이는 모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AI를 만든 회사조차 구분하지 못했다.(chat GPT는 오픈 AI, 퍼플렉시티는 퍼플렉시티 AI, Gemini는 구글 서비스에 녹아든 AI) 물론 그록GROK(일론머스크의 xAI), 클로드 CLAUDE(앤트로픽), 코파일럿 COPILOT(마이크로소프트) 등 언급되지 않은 다른 서비스도 많다.


하루에도 AI에 대한 기사 수십 개에서 수백 개가 올라온다고 한다. 관련 글로 따지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뜻일 거다. AI를 잘 알지 못하는 나도 벌써 여러 번 이를 소재로 글을 쓰거나 검색 도구로 사용하니 말이다. 검색만 해도 신세계를 경험하며 그 위력을 느끼고 있는데 어느 전문가는 그건 하수의 행위에 불과하다고 하는 바람에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AI 에이전트 사용해 봐라, 유치원생도 쓰니 코딩 프로그램 사용(LOVABLE) 해봐라, 5분짜리 영상을 꼭 만들어 봐라'라는 말을 한다. '안 해도 상관없으나 경쟁자들은 그런 나를 두고 분명히 해 볼 것이다.'라는 말이 더 무섭다. 이 영상은 무려 3개월 전 영상이었다.

세바시 강연에서 조정원 연구원의 강연 가운데 이런 말이 있었다.

"AI는 데이터를 먹고살고 인간은 질문을 먹고 산다"라고. 아직까지는 AI가 인간의 정보 입력으로 발전해 왔다. 2026년이 다가온 시점에 많은 전문가가 예상한 대로 'AI 에이전트 혁명'이 일어나 인간 사회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선사할 것인가. 누군가는 AI가 훌륭한 비서라 하고, 누군가는 똑똑한 박사 후배라 하며, 동료라 칭하기도 했다. 모두 인간이 주도자가 되어 AI가 수동적으로 혹은 거의 동등하게 임무를 수행하게 한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인간을 무시하는 세상이 올까? 부정적 의견과 긍정적 의견이 혼재하지만 진짜 미래는 알 수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여러 전문가가 AI 빈부격차를 말하며 똑똑한 사람일수록 AI를 더 잘 활용해서 업무 효율이 높아지기도 하고 자칫 노예가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물론 필자도 질문을 잘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시간적, 내용적 풍부함을 이미 경험했기에 나도 일반 검색 엔진보다는 AI 도구를 사용하는 횟수가 늘어난다. 하지만 분명 거짓 정보 및 할루시네이션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때로는 다른 검색 엔진 등에서 2,3차 확인 작업을 하며 진실 여부를 최대한 확인하고 사용하기도 한다. 조 연구원의 조언처럼 주어진 정보를 날름 받기만 하지 말고 한 번 더 물어보는 습관도 들여야겠다. 출처 확인을 하지 않아 AI가 제시한 거짓 판례로 벌을 받은 변호사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AI 너, 그 정보 어디서 들었어?'

그럴듯하게 내놓은 답변이 진실한 정보에 누군가 거짓 정보를 고의적으로 삽입해 교란시키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고 하니 말이다. 질문보다는 주입식 교육에 익숙했기에 더욱 부담스러운 숙제처럼 다가오는 말이다. 새해 계획에 포함시켜야 할까?

'질문을 잘하기' 위해 '질문을 잘 먹기'라고. 하지만 버겁다.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스스로 질문 지옥을 만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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