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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니마리아 Apr 01. 2024

서평:The Tiger Rising


TITLE: The Tiger Rising


AUTHOR: KATE DICAMILLO(뉴베리 상 수상 작가, 미국 청소년 문학 대사)


FEATURES:전미 도서상(National Book Awards) 최종 후보


PUBLISHER: Candlewick Press


PUBLISHED in 2001



'켄터키 스타 모텔'이라는 간판 아래에 '롭'이라는 소년이 서 있다. 학교를 가는 길에 눈에 띈 호랑이 한 마리. 근처에는 숲과 오래된 주유소 건물도 있고 그 옆에 우리가 하나 있었는데, 놀랍게도 커다란 사자 한 마리가 우리 안을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이었다. 강렬한 햇빛을 받은 주황색이 황금빛이 나며 이글대는 호랑이의 모습이 마치 우리 안에 갇혀서 화가 나는 듯하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년이 집이 아닌 모델에서 등교하는 모습도 특이했지만 호랑이가 숙소 주변 우리에 있는 것도 이상했다. 미스터리 같지는 않은데, 왠지 아이의 과거와 환경이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았다. 



롭은 호랑이를 좀 더 보고 싶었을 테지만 스쿨버스 시간에 맞추기 위해 지정 장소로 이동한다. 문득 다리에 난 물집 때문에 극심한 가려움과 불편함을 느끼다가 아빠가 한 말이 떠오른다.


 '가려우면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덜 가렵다는 말' 


하지만 그게 아직 어린 학생에게 적용하기 좋은 충고인가 싶었다. 어른도 쉽지 않은 신체상의 불편함인데. 



여기까지 읽으니 미스터리는 아니지만 다소 어두운 분위기가 느껴지면서도 궁금해지는 부분이 몇 가지 있었다. 외국이지만 모텔에서 등교하는 아이의 상황이 일반적이지는 않기에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동물원도 아닌데 작고 허름한 모텔 주변에 맹수가 있다는 것도 첫 장면치고 꽤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좀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으니까. 이런저런 이유를 상상하려다 롭이 서술한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순간 먹먹해졌다. 



그래서 롭은 엄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장례식이 있던 날 아침 이후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날 롭은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고 벅차오르는 흐느낌으로 가슴과 배가 아팠다. 자신을 바라보며 옆에 서 있던 아빠도 울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그날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아빠 옷이 너무 작았다.  아이의 아빠가 아이의 뺨을 때려 울음을 멈추게 하자 윗옷의 팔 아래가 찢어지며 구멍이 생겼다.


"울어봤자 소용없어. 운다고 엄마가 살아나지 않아!"


 /2~3쪽



아니, 이런! 이게 뭐지? 중세 시대 작품도 아닌데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은 아이에게 손을 대는 장면이라니. 무슨 이유로 사망한 엄마, 부자만 남은 상황에서 너무 슬프고 당황스러웠는지 해서는 안 되는 언행이 펼쳐지는 모습을 보고 읽기도 전에 피곤함이 몰려왔다. '아, 도대체 무슨 사연이길래?'



학교에 가도 롭을 괴롭히는 친구들로 힘든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새로 전학 온 특이한 옷차림의 전학생과도 껄끄러운 상황은 계속된다. 이들의 이야기와 호랑이의 운명이 이야기 내내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했다. 여기에서 호랑이의 역할이 동일 작가의 이전 작품처럼 신비한 동물 캐릭터의 역할을 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따뜻한 동화 같은 판타지 요소가 많았던 작품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사실적이면서도 뭔가 의심스러운 부조리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호랑이, 전학 온 소녀, 아빠와 롭의 관계가 뒤섞이면서 속으로 바라는 장면과 결말대로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처음에는 아들에게 너무 모질게 대하는 아빠의 태도에 화가 났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어른에게 닥쳐온 충격과 고통에 이럴 수도 있구나, 적어도 그 심정과 실수, 아픔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언뜻 보면 어린아이의 성장 소설 같지만 인생의 슬픔 속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삶을 이어가는지 느낄 수 있는 내용이라고도 생각한다. 



이 소설은 기승전결의 명확한 이야기 구성은 아니다. 그렇다고 디스토피아적인 상황이나 비극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읽다 보면 독자는 사춘기 전후의 아이의 감성(추측건대 MBTI 중 나처럼 I에 속하는 아이일 것 같다)과 내면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따라가게 될 것이다. 때로는 안타깝게 때로는 응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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