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마음 하나, 예쁜 생각 둘

by 전대표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어렸을 땐 ‘지혜롭게 말해야 한다’는 뜻인 줄 알았다. 나이가 들고 보니 같은 상황에서도 적게는 두 가지 관점이 있더라. 같은 물의 양으로 ‘이 만큼이나 남았다’는 사람과 ‘이것밖에 없다’는 사람의 관점. 부정적인 관점이 무조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가끔 친구들에게 이상형이 뭐냐고 물으면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이라는 대답을 종종 듣는다. 말은 마음과 생각에 있는 것이 표현되는 거다 보니 마음이 예뻐야 말도 예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말을 가장 예쁘게 하는 사람을 꼽으라 하면 단연 오빠가 1등이다. 내 남자 친구, 남편이라서가 아니라 옆에 있다 보면 어떻게 저렇게 표현하지? 어떻게 저런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지?라는 생각이 왕왕 들 정도로 말을 참 예쁘게 한다.


단적인 예로 오늘 아침에 오빠가 해주는 밥을 먹고 테이블을 치우고 있었다. 오빠는 곧 출근해야 했고 동시에 세탁기 돌린 게 끝나서 빨래도 널어야 하고 설거지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평소 같으면 오빠가 설거지한다며 나에게 빨래를 널어라고 할 텐데, 오늘따라 설거지와 빨래 널기 중에서 하고 싶은 거를 고르라고 했다. 평소와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면 설거지 양이 엄청 적었고 반대로 빨래 양은 많은 상황이었다.


순간 설거지 양이 적은걸 보면서 “내가 설거지할까?”라고 하니 오빠는 바로 그러라고 했다.

그러곤 “왜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나에게 선택권을 줬어?”라고 물었다.

오빠는 “평소보다 설거지 양이 적으니까 덜 힘든 걸 민경이한테 주고 싶어서 물어봤어”라며 답했다.

예상했던 답변이지만 그 마음이 너무 예쁘고 고마워서 오히려 선택을 번복했다.


“오빠는 빨리 준비해서 출근해야 하니까 설거지 빨리 하고 출근 준비해, 내가 빨래 널게”


오빠는 참 착한 걸까 현명한 걸까. 당연히 착한 거다. 알면서도 가끔은 너무 착하고 마음씨가 너무 예뻐서 오히려 더 현실감이 떨어진다. 만약 오빠가 그 순간에 “내가 빨리 출근해야 하니까 설거지할게 빨래 좀 널어줘”라고 했다면 당연히 응 알겠어 라고 하고 빨래를 널었겠지만 잠깐의 질문과 대화가 서로가 서로를 더 배려하고 더 사랑하는 마음을 꺼내어 보여줄 수 있게 만든다. 어쩌면 이런 사소한 포인트에서 오빠에게 더 빠져들고 매력을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다.


빨래를 다 널고 나서 오빠에게 쪼롬히 달려가 “나 빨래 다 널었어!!!”라고 말했다.

오빠는 웃으며 “고마워 자기. 자기 덕분에 빨리 준비해서 지각 안 하고 제시간에 갈 수 있겠다” 라며 내 입술에 뽀뽀를 해주고선 꼬옥 안아줬다.


오늘도 내일도 오빠의 예쁜 말의 매력에 아주 깊~이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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