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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진 Nov 17. 2021

행복의 기원



책 제목은 꽤 거창하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행복이 어디에서 왔을까, 행복을 다루는 책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마음은 오히려 가벼웠다.


서론에서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행복'이 아닌, 과학적 근거로 '행복'을 다루는 책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와 다윈이 있다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닌 다윈의 진화론을 근거로 행복을 바라보는 책이라고 말이다. 처음엔 조금 낯설었다. 저자가 책에 수없이 말하듯 인간이 살아가는 궁극적인 목적과 목표는 행복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이론은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시작되었다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생존과 번식을 위한 도구라는 것이다. 또한 행복은 생각이 아니고 경험이라고 한다. 


만약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죽기 직전 '나는 행복하게 잘 살았으니, 좋은 삶을 살았다.'라고 생각하고 행복하게 죽었을까? 


저자가 건네는 말들이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날카롭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다양하고 쉬운 비유와 근거로 풀어내는 저자의 글솜씨에 빠져 하루 만에 후루룩 다 읽어 버렸다. 결론이 너무 궁금했거든. 그래서,, 어쩌란 말이지? 행복이 생존을 위한 수단이라면 행복이든 불행이든 개의치 말라는 소리인가? 


다행히 결론도 아름다웠다. 중간중간에 행복은 유전이 만들어내고, 외향적 성격인 사람과 사회성이 좋은 사람이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늘 적응하고 만다. 행복의 지속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큰 행복을 따라가기보단, 지속적으로 일상에서, 내 삶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찾으라는 것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 아닌 나를 위한 선택과 삶을 사는 것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행복의 기원에서 시작된 건진 모르겠지만, 작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일컫는 소확행이 떠올랐고, 인스타그램이 떠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경제적인 부분에 두지 않고 소확행을 찾는 건 좋은 현상이나 여전히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나의 모습을 만들어 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 오히려 SNS가 생기고 더 심해지고 있다. 


집단주의가 강한 한국에서는 쉽게 변화될 순 없겠지만, 요즘 들어 조금씩 자신의 행복, 개인의 행복, 개인의 생각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 걸 느낀다. 행복이 목적은 아니지만, 행복은 좋은 것이니 나에게 더 집중하고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찾아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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