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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진 Oct 08. 2023

최고의 노력

나는 천재는 아니고 조금 있는 재능을 믿고 노력을 하지 않는 편이다. 학창 시절 때도 노력하지 않고도 어느 정도의 결과가 나와서 더 큰 노력을 하지 않았다. 반면에 오빠는 재능보단 노력파다. 재능이 없다기보다, 자신에게 엄격해서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오픽 학원에서 만났는데 오픽 시험 특성상 학원에서는 거의 1개 질문 당 10 문장을 주고 외우라고 한다. 오빠는 그 10 문장을 단어 하나, 조사 하나 틀리지 않고 외웠고, 나는 전체 맥락을 파악해 주어진 10 문장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나는 첫 시험에서 최고 점수 바로 밑인 IH를 받고 더 시험을 치지 않았고, 오빠는 첫 시험에서 IM3(IH 밑단계), 두 번째에서 NH(실격)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시험에서 가장 높은 AL를 받았다. 오빠는 자신의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도전하는 사람이다. 


오빠는 기계 공학도였는데 공대생이 다양한 대외 활동하면서 총학점을 평균 4.34 받았다고 하면 말 다 한 것 아닌가,, 나는 이것저것 대외 활동하고 복수 전공하고, 교직 이수하느라 4.0이 되지 않는데 말이다. 물론 학점이 모든 걸 말해주는 건 아니지만. 오빠와 나의 스타일이 확연히 드러나는 포인트다. 학점이 어떻게 그렇게 높았냐 물어보면, 무조건 다 외웠다고 한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도 다 외웠단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으면 공부를 안 해버리는데, 이해를 뛰어넘어버리는 암기력과 집중이라니. 오빠는 몰입을 정말 잘하는 사람이다. 또 선택과 집중에도 참 강하다. 취미를 영어와 운동 2개만 파서 평균 이상을 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오빠는 호주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첫 취업을 준비하고 1번 만에 대기업의 호텔리어가 됐다. 누군가는 만족하고 다닐만한 회사였지만, 코로나가 터지고 관광과 관련된 산업이 흔들리는 것을 보며 적잖이 충격을 받았나 보다. 평생직장으로 생각했던 호텔을 나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다가 인생에서 연관이 한 번 도 없었던 이용사 자격증 시험을 쳤다. 바로 취업해서 1년 경력을 쌓고 최근에는 경력직으로 이직을 했다. 이직을 하면서 다양한 곳에서 오퍼가 왔고, 나름 남자 미용 업계에서 이름을 달린다는 원장님도 같이 일하고 싶다며 연락이 왔다. 단 1년으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 보이다니. 증명한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 번은 오빠에게 물었다. 이용사로 직업을 바꿀 때 두렵지 않았냐고. 이른 나이도 아닌데, 결혼식이 끝난 신혼여행에서 바로 직업을 바꿀 결심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테니 말이다. 오빠는 말했다. "어떤 일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어. 그게 무엇이 됐건 간에 난 무조건 최선의 노력으로 최고가 될 자신이 있었으니까" 순간 오빠를 다시 봤다. 기존에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인 건 알고 있었으나 이런 마음 가짐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한 건 몰랐으니까. 그리고 실제로 자신이 생각한 것을 말로 뱉어내지 않고 행동으로 이뤄냈다. 그리고 여전히 오빠의 꿈과 미래는 성장하고 있다.  


오빠의 매력은 한 가지에 몰입하고 집중하는 곳에서 나온다. 하나를 시작하고 끝맺기를 어려워해서 겨우 끝맺는 나에 비해,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목표에 도달하는 오빠의 노력을 오늘도 보았다. 결국 성실한 노력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배반하지 않는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모습과 집중하여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매력에 오늘도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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