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이라는 이름의 무게
어느덧 너와 이별한 지 2년이 지났다.
나는 여전히 건강하게 살아가지만,
가끔 바람이 불거나, 해 질 무렵 골목길이 붉게 물들면
너의 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그날도 그런 오후였다.
내 품에 안긴 너는 숨이 가빠왔고,
작고 따뜻하던 몸은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다.
마지막 숨을 내쉬던 순간,
세상이 조용히 멈추는 소리를 나는 분명히 들었다.
그 차가움이 손끝에 스며,
지금도 불시에 나를 찾아온다.
마치 오래된 사진 속에 손을 넣어
차디찬 공기를 꺼내는 것처럼.
어젯밤 뉴스를 통해, 버려지는 반려견의 현실태를 알게 되었다.
경제적 이유, 관리의 어려움,
그러나 모두 무책임한 변명들….
그렇게 가족이라 불리던 존재를 버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어떤 이 들은 마치 선물처럼 주고받고, 싫증 나면 내던져버리는 듯한 현실이
잔인하게 가슴을 눌렀다.
매년 10만 마리가 넘게 버려지는 유기동물들..,
그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품을 잃은 체온,
사라져 버린 사랑의 조각들이었다.
나는 너를 ‘꽃보다 강쥐’라 부른다.
꽃은 잠시 피었다 시들지만,
너는 내 마음속에 영원히 피어 있는 향기이니까.
처음 만났던 날의 설렘,
심장병을 앓으면서도 꼬리를 흔들던 작은 용기,
그리고 내 하루 구석구석에 스며 있는 네 흔적들…
너는 내게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말의 무게를 가르쳐준 존재였다.
가끔 지인의 강아지를 돌볼 때면
‘다시 다른 아이를 키워볼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하지만 나는 안다.
한 생명을 가족으로 맞이한다는 건
짧은 기쁨이 아니라,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묵직한 약속이라는 걸.
그리고 언젠가 또다시 찾아올 이별의 슬픔을 내가 견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걸.
언젠가 그 무게를 기꺼이 감당할 날이 온다면, 그때는 너에게 줬던 사랑보다 더 큰 사랑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곁을 지킬 것이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그리움을 조용히 접어 마음 한쪽에 두고,
소소한 날들 속에서 너를 기억하며 살아가겠다.
너는 언제나 내 안에 피어 있는,
가장 아름다운 꽃이니까.
{생명, 책임,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