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그리고 마음

by 안나

얼마 전, 나는 처음으로 김장에 참여하게 되었다.

김장이 어떤 이들에게는 매우 힘들고 고된 과정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온 터라, 다른 문화권에서 자라온 나에게 이 경험은 더욱 새롭고 놀랍게 다가왔다.


[ 전반적으로 나는 한국에서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전통을 소중히 여기고,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오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깊은 감동을 느낀다 ]


올해 나는 한국인과 결혼하면서, 2025년을 정말 많은 ‘처음’으로 채우게 되었다. 첫 설날, 추석, 제사, 그리고 김장까지. 아마 더 어린 시절의 나라면 이런 전통들을 즐겁다고 느끼기보다는, 지루하고 버겁게 여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또 이주를 하면서 생각은 조금씩 달라졌다. 가족 행사가 있을 때마다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를 쉽게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온 가족이 함께 모여 하나의 일을 한다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때로는 눈물이 날 만큼 깊이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남편의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고맙다. 모두가 힘을 모아 해마다 여전히 이 전통들을 지켜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어머니는 지금도 직접 김치를 담그시고, 추석이 되면 모두가 남편의 아버지 고향으로 내려가 제사를 지내며, 그저 함께 시간을 보낸다. 바쁜 일상 속에서 이런 순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가족 곁에 머물며 같은 시간을 나누고, 같은 전통을 함께 지켜갈 수 있다는 것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해지는 아주 큰 가치이자, 쉽게 가질 수 없는 진정한 풍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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