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Wonderful World.

포르투갈(Portugal), 포르투(Porto)

by 작은 행복

와인과 치즈를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는 친구와 포르투갈(Portugal)을 여행했다.

정말이지 매일같이 와인을 마셔대서 나중에는 해장을 위해 유럽에서 쌀 국숫집을 찾아 헤매었던 기억이 있다.

역시 해장에는 쌀국수가 최고!

(20180928~20181005)

실제 포르투에서 찾아갔던 쌀 국숫집 Boa-Bao. 와인 해장에 강추하고픈 곳.



여행의 시작은 리스본(Lisbon)이었는데, 사실 리스본은 내게 조금 힘든 도시였다.

여행을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리스본은 중심부를 제외하고는 평지가 거의 없다. 7개의 언덕으로 이루어진 도시라 오르막 내리막이 번갈아 있고, 골목도 많다.(그 덕에 거리 풍경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지만)

목과 허리에 디스크가 있어서 오르막이 힘든 나에게는 걸어서 이동하는 게 다른 여행지의 곱절이나 힘들었다.

여행지에서는 가까운 거리는 주로 도보로 이동하고, 걸으며 거리 풍경을 즐기는 편인데도 리스본에서 언덕 오르기는 정말이지 허리를 부여잡고 싶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셀 수 없이 새로운 와인이 있고, 아무 식당에서 마셔도 맛있는 상그리아가 있고, 고소한 바칼라우가 있고, 세상 좋아하는 나타(Nata)를 먹고, 저녁이면 선선한 거리에서 그날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던 리스본은 분명 매력적인 도시이다.

호시우 광장(Paraca do Rossio)
DSC05751.JPG
DSC06166.JPG
DSC05770.JPG
DSC05991.JPG




리스본에서 다음으로 이동한 도시는 포트 와인의 도시로 유명한 포르투(Porto).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으니까.

상 벤투 역 벽 전체의 아줄레주
외관의 아줄레주가 너무나 아름다운 성 일데폰소 성당(Museu de Arte Sacra da Igreja de Santo Ildefonso)
숙소와 가까웠던 동 루이스 다리(Dom Luis Bridge)의 야경


이곳도 도우루 강(Douro River) 하구의 언덕에 있는 도시이지만 리스본 보다는 훨씬 걸어 다니기 수월한 곳이었다.

무엇보다 와인너리 투어(Winery tour)가 퍽 인상적이었던 곳이다. 포르투 시내에도 와이너리가 많이 있지만 시간의 여유가 좀 있다면 외곽에 있는 도우루 계곡 근처의 와이너리를 추천하고 싶다.

숙소 근처에서 투어차량으로 1시간 20분 정도 정말 목숨 걸고(? 길이 아니라 운전이 어찌나 험한지) 달려서 도착한 도우루 강가에 펼쳐진 포도밭은 정말 장관이었다. 도우루 밸리(Douro Valley) 전체가 온통 포도밭이다.

작은 배를 타고 가이드가 포도밭 주변에 왜 올리브와 장미가 많은지 설명하는 것들을 짧은 영어로 알아듣는 척하며 아무리 나아가고 나아가도 눈에 보이는 것은 겹겹이 둘러싼 포도밭뿐.

높은 곳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아도 흐르는 강을 따라 보이는 것은 능선을 따라 흐르는 포도밭과 사이사이에 덩그러니 놓인 와이너리뿐이었다.

DSC06261.JPG
DSC06262.JPG
도우루강에서 배를 타고 보는 도우루밸리의 풍경.
가이드가 데려간 높은 전망대에서 보는 도우루 밸리.

바람 부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보트 투어가 끝나면 여러 와인과 양고기 등을 곁들인 점심도 먹고, 특정 와이너리에 가서 견학을 한다. 제조 과정도 설명 듣고, 제품도 시음하고, 또 기념품도 사는 대충 그런 과정이다.

와이너리 견학을 마치면 잠깐의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미 포도를 수확한 시기라 주렁주렁 달린 포도를 볼 수는 없었지만, 각기 다른 여러 나라에서 온 일행들은 포도밭이 보이는 작은 벤치에 삼삼오오 자리를 잡는다.

이럴 때 음악이 빠질 수 없지. 함께 있는 일행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내가 플레이한 곳은 루이 암스트롱(Louis Amstrong)의 What a wonderful world와 에디트 피아프(Wdith Piaf)의 Non, Je ne Regrette Rien이었다. 일행들이 모두 좋아해 주어서 다행이었다.

다들 말없이 붉은 포트 와인을 홀짝이며 조용히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 기울이면, 행복하고 여유로운 오후가 따듯한 햇살을 따라 천천히 흘러간다. 울렁이며 멀미를 했던 불과 몇 시간 전의 기억도 잊은 채.


그 순간 우리가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그곳에서 나 역시 그 풍경의 일부가 되는 것. 그것이 또한 여행이니까.


우리가 투어 갔던 와이너리의 포도밭.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