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림에, 마음을 놓다> 속 한 줄
영국의 인상주의 화가 조지 클라우센이 그린 「들판의 작은 꽃」에서 여인은 풀밭에서 아주 자그맣지만 환하게 빛나는 풀꽃을 발견한다. 그 꽃은 화려한 장미도 백합도 아닌 이름을 알 수 없는 풀꽃에 불과하지만, 바로 오늘 본인이 직접 자기 주변에서 찾았기에 반갑고 기쁘고 보람된 존재이다.
그렇게 매일매일 발견해낸 사소한 기쁨들이 쌓여서 자신의 미래를 한 칸 한 칸 채워갈 것이다. 결국 미래를 어떻게 즐겁게 맞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오늘을 어떻게 즐겁게 누릴 것인가에 있다.
이주은 <그림에, 마음을 놓다> 中
2016년이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시간 참 빠르다..."
매년 하는 말이긴 한데, 쏜살같이 지나가버리는 시간의 흐름에는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다.
2016년 올 한 해 나의 주요 테마는 글 쓰고 책 짓는 것이었다.
지난 3월 멋모르고 글을 쓰기 시작해,
감사하게도 글을 책으로 엮을 수 있게 되었고,
머지않아 12월쯤이면 책이 출간된다.
그런데 이렇게 긴 호흡의 장기 프로젝트가 진행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소홀해지는 것이 생겼다.
긴 여정 끝에 목표가 이뤄져야만 비로소 화려한 장미 또는 백합을 만나게 될 거란 생각 때문에,
순간순간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 풀꽃들에는 다소 무심해진 것이다.
그래서일까. 분명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지치고, 기분이 가라앉을 때가 있었다.
우리는 간절하게 말한다.
"꽃길만 걷게 해주세요"
그런데 우리는 이미 꽃길을 걷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꽃길을 걷고 있으면서도 정작 주변의 풀꽃들은 소홀히 대하고 있지는 아닐까?
크고 화려한 꽃을 만나고 싶어서,
주변의 작고 소박한 꽃을 보며 웃음 짓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기회는 잃어버리고 있는 건 아닌지 자주 돌아봐야 한다.
'미래를 어떻게 즐겁게 맞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오늘을 어떻게 즐겁게 누릴 것인가에 있다'
덧,
이 글을 통해 여러분과 생각을 나눈 즐거움이
오늘 저를 행복하게 만든 하나의 풀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