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월요일이다!

연재 : 나에게로 가는 시간-33년을 건너온 육아일기(육아 편)

by 꼭두새벽

1993년 11월 14일 일요일


준영이는 날로 날로 자란다.

짚고 일어서기만 했는데 어제부터는 혼자 세련되게 앉을 수 있게 되었다.

(일단 일어나면 앉을 줄을 몰라서 너무 세게 앉으니까 엉덩이가 깨질까 안타까웠다)


그 모든 게 처음인 준영이가 하나 하나 배워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기들은 정말 대단한 창조를 매일 하고 있다는 걸 발견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았어도 어느 순간 결과가 나올때마다 연습의 힘이 새삼 위대해 보인다.

아니, 모든 생명은 위대하다.

그 생명을 키우는 우리도 대단하다.


그래서 말인데 내일은 월요일이다. 일요일 저녁엔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주말동안 육아로 지친 우리는 준영이를 재워놓고 후라이드 치킨을 먹으러 나간다.

위대한 생명을 키우는 우리도 위대하다는 걸 확인하러 간다.




2025년 12월 20일 토요일


이게 어인일인가?

일정 기간동안 월요일이 기다려 진 적이 있었다는 게 기억났다.

육아의 고단함은 월요일도 기다려지고 야근도 하고 싶게 만들었다.

(친정엄마 믿고 까불었던 시절이었다)


보통은 주말에 아무리 잘 쉬었어도

일요일 저녁은 몸과 마음이 무겁다.

아~~벌써 휴일이 다갔네. 아쉬움과 피곤함이 몰려온다.

그런데, 초보 부모였던 우리는 일요일 저녁을 주말의 명화처럼 기다렸다.

정성을 다해 아가를 고이고이 재워두고

혹시 아기가 깨면 연락 달라는 말과 함께 집에서 탈출!!


엘리베이터 앞에서부터 미소가 번졌다

이심전심이었다. 우리는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내일은 월요일. 드디어 해방이다~~ 야호!!


아파트 상가 치킨집에서 호프와 함께 육아의 고단함을 풀었다.

치맥이라는 단어는 나오기 전이었지만, 그건 이미 국룰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식을 키우면서 때때로 남편에게 없던 전우애가 생길 때였다.


까칠한 젊은 부모를 잉꼬부부로 만드는

신비한 마력이 아기에게는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