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

by 주경

은빛 리본을 드리운

분홍 카네이션 한송이

제사를 대신해

봉분 위에 놓인

딸이 올리고 간

조촐한 한송이의 제례

잿빛 잔디 위에 시든다

생전에 즐겨 드시던 라떼

인스턴트 바리스타 한

계절은 지나고

흙은 흙에 덮여서

고요하기만 하다

새들도 지저귀기를 멈춘 정오

따스한 햇볕 가만히 내려앉은 바람

딸의 온기가 봉분에 남아

그 옛날 옛적의 웃음소리

들린다 메아리처럼

그리움은 그리움을 덮고

한없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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