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생.각.

선들바람을 보듬고
담쟁이넝쿨같이 타고 오르는
가.
을.
생.
각.

사람들의 초상에는
인.생.을.걸.어.가.는.
각양각색 길의 무늬가 어룽진다.

살아오면서 켜켜이 드리워진
나이테를 무색게 하는,
불안전한 걸음새.

그 뒤안길로
낙엽 같이 흩날리는
고뇌와 흔들림과 방황.

어른이 되었어도
미완성의 구도자인 것을.

허물지 못한
편견과 선입견, 고정관념으로
열리지 않는
'진짜 인생'의 문(門).

그저 세월이 얹어 주는
어설픈 지식과 연륜이 삶의 혜안을 열어 주지
못한다는 것을..

가을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

가라앉을 때도 있겠지.
다시 떠오를 때도 있겠지.


인생은..

텅 빈 하늘을 채워 가는 노을 꽃을
제대로 가슴에 품지 못한다면

어찌
가을의 침묵을,
가을의 기도를 헤아릴 수 있을까.

올 가을엔
더 침묵해야 하리.
더 기도해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