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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과 아나운서 Nov 06. 2024

당신의 별바라기로 난 동그마니 눈 감겠습니다

사랑 엽서 10

단 하나의 그루터기,
당신과 꽃 피우고 사위어 가는 한 번의 생애라면
그뿐

삶, 쓸쓸한 벌판에서 함께 늙어가는 것으로
에펠무지로 은가비한 빛 한 줄기였다 해도
정녕 후회하지 않을 것임을

생채기 늘비한 다님길, 적잖게 휑 뚫린 마음자락
해껏 가라앉은 날들이었을지라도

손사래 없이 푼푼한 토닥임의 기억,
도린결 길섶 어느 별빛의 온기는 당신이라는 것을

세월의 주름 물들어 어느 땐가
그 미소마저도 슬픈 듯 아름다운 순간이 오면
당신의 별바라기로 난 동그마니 눈 감겠습니다.



✔️에펠무지로: 단단하게 묶지 아니한 모양.
✔️은가비하다: 은은한 가운데 빛을 발하다.
✔️늘비하다: 죽 늘어서 있다.
✔️다님길: 사람이 다니는 길.
✔️해껏: 해가 넘어갈 때까지.
✔️도린결: 사람이 별로 가지 않는 외진 곳.
✔️동그마니: 홀가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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