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과 아나운서 Nov 13. 2024

허룹숭이, 모든 악운들이여 비켜 가라! 개치네쒜!

사랑 엽서 11

다 떨구어 낸 상실의 시간에도
그댄 내 생애 마지막 잎새란 걸
오랜 숙명처럼 보듬겠습니다

따스한 혼불 하나로도
안다로미 차오르는 기억의 전율,
이울지 않을 별의 여운

실패와 좌절로 탈거지 많았던 삶일지라도
결코 치롱구니가 아닌,
온새미로 존귀한 사람빛이란 진리

그망없는 온기는 그렇게 당신으로부터 왔음을
들레지 않아도 빛나는 저음의 가을,
그 깊디깊은 목청으로 띄우는 ‘햇살 씌운 기도’

허룹숭이, 모든 악운들이여 비켜 가라!
개치네쒜!



✔️탈거지: 걱정스러운 일. 탈거리.
✔️치롱구니: 어리석어서 쓸모가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그망없다: 끝이나 한량이 없다. 그지없다.
✔️온새미로: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
✔️들레다: 야단스럽게 떠들다.
✔️허룹숭이: 언행이 착실하지 못하고 미덥지 못한 사람.
✔️개치네쒜: 재채기를 한 후에 하는 말. 이 소리를 외치면 감기가 들어오지 못하고 물러간다.

이전 09화 당신의 별바라기로 난 동그마니 눈 감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