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앤기자 Feb 19. 2021

좌절감을 쉽게 느끼는 아이에게

위험회피 기질에 대한 전문가 조언

아이 36개월이 안 됐을 때, 전문가에게 아이와 함께 놀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아이가 위험회피 기질이라 들었다. 회피성 아이와 관련 양육 방법에 대한 조언받았다. 평소 어떻게 해야 하나, 혹은 이렇게 하고 있는 게 맞나 고민하던 부분이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혹시 비슷한 기질에 아이를 육아할 때 도움이 될까 싶어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를 공유해보자고 한다.



좌절감을 조절하는 연습


위험회피 기질에 사람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많아 무엇이든 실행하려 할 때 완벽하게 하려고 한다. 실행 이전에 계획을 세우고 시뮬레이션을 많이 하기 때문에 목표가 있으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반대로 실패했을 때 좌절감을 쉽게 느낀다.


좌절감을 조절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소근육 발달을 돕는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젓가락질, 가위질 등 손가락을 쓰는 활동을 많이 해서 전두엽을 발달시키면 자기 주변을 조절하는 능력을 갖추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이런 기질에 아이들은 자기가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할 것 같아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고 할 때가 많다. 하트를 하나 그린다고 하면, 완전하게 그리지 못하고 찌그러진 그림을 그리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데 옆에서 엄마나 어른들이 완벽한 그림을 그리면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럴 때는 부모가 일부러 찌그러진 하트를 그리거나 못 그리는 척 그려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도움을 요청할 때도 도움을 다 주기보다는 일부분을 도와주고 나머지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좋다. 뚜껑을 열어달라고 요청하면 뚜껑을 조금 열어주고 나머지는 스스로 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 스스로에게 짜증을 내면 부모가 옆에서 지속적으로 아이 마음을 읽어주고 괜찮다고 격력 해줄 필요가 있다. 또한, 아이가 거절로 인한 좌절감이나 불편함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지해줘야 한다. 자존감과 회복탄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두 돌 지나 기질이 나오면서 겁이 늘더니 블록을 높이 쌓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무너질 수 있고 무너져도 괜찮다며 두려운 마음을 알아주고, 극복할 수 있도록 유도 했다.


긍정적인 상호 작용에 경험을 길러 인간관계가 즐겁다는 걸 알려줘라


회피 기질에 아이들은 낯가림이 심한 편이다. 일단 적응하고 나면 잘하기 때문에 낯을 가리는 동안에는 간섭이나 지시를 줄이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접근하는 게 좋다.


4세 때까지는 잘 지낼 수 있는 친구, 소위 합이 맞는 친구와 긍정적인 상호 작용에 경험을 많이 해주는 게 좋다. 5세가 지나 사회성을 갖추어 갈 때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서 교류하는 게 좋다.


4세 때는 특히나 자기 물건에 애착이 높을 때다. 위험 회피 기질 아이들은 자기 물건에 허락 없이 물건을 만지거나 자기 뜻대로 가지고 놀려는 아이에게 불편함을 느낀다. 망가질까 봐, 부서질까 두렵고 가져갈까 봐 걱정되고 자기 꺼처럼 하는 게 받아들여지지가 않기 때문에 이런 걸 고려해서 놀 수 있는 친구와 놀게 해서 긍정적인 관계 경험을 해줘야 한다. 인간관계가 즐겁다는 것을 인지시켜 주는 게 좋다.


그 외 몇 가지...


회피 기질 아이들은 한 가지에 대해 생각하는 게 다양하다. 그래서 질문을 구체적이고 선택형으로 묻는 게 좋다. "이거는 어떻게 하지?" 이런 질문보다는 "이것과 이것 중에 어떤 것을 하는 게 맞을까?" 이런 식에 질문이 답변을 이끌어내기 좋다. 추상적인 질문을 할 경우 여러 가지 생각이 동시에 하기 때문에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아이 입장에서는 당황스럽다.


이런 기질에 아이들은 자기주장에 대해 강하게 훈육하는 거에 상당한 거부감이 있다. 강하게 훈육을 하면 오히려 반대로 행동하고 말을 듣지 않을 수 있다.


훈육은 아이에게 안된다는 얘기를 하고 울거나 떼를 쓰면 "엄마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릴게" 거리를 두고 기다린다.


중간에 설명을 하거나 진정시키려 하면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진정이 되면 그때 마음을 읽어주고 설명을 해준다.


단, 아이에 울음이 10 이상 넘어가지 않게 한다. 10분이 넘어가면 이런 아이에 기질은 분노로 바뀐다. '내가 이렇게까지 표현을 하는데 나를  봐줘' 문제에 본질이 바뀌어버린다. 울음이 길어져 분노로 바뀌기 전에 안아주고 달래주며 일단 마음을 풀면서 설명을 해줘야 한다.


위험회피 기질 아이들은 놀이에 주도권을 주고 부모가 쉐도우잉을 하는 게 좋다. 먼저 이 놀이를 해볼까? 이렇게 노는 건 어때? 하는 것보다 아이가 가는 데로 따라가 주면서 아이가 하는 말을 한 번 더 해주거나 아이가 말하는 것을 공감해주는 게 좋다.


위험회피 기질인데 불안정성이 높으면 더 신경 쓸 것이 많다고 한다. 또, 위험회피 기질이 상당히 높은데 불안정성도 높은 친구들은 문 앞에서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한 친구는 문 앞에만 있다가 가고, 있다가 가고 그렇게 3개월 만에 상담을 한 친구도 있다고.


우리 아이는 위험회피도가 낮고, 안정성이 높아서 그에 맞춰 육아 조언을 한 것이라고 했다. 조언해준 육아 방법이 위험회피 기질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어떻게 보면 모든 아이들을 양육할 때 참고가 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사실, 조언을 해준 전문가와 짧은 시간 한 번 밖에 상담을 못했다. 상담이 몇 번 더 있을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중단됐다. 나름 고심해서 알아보고 찾은 전문가였다. 이후 전문가 또한 길어지는 코로나로 아이에 양육을 위해 지방에 있는 친정으로 가게 되어 만날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전문가가 말한 아이에 기질적 특성을 중심으로 책을 읽고, 강연을 찾아 듣고 공부하면서 우리 아이처럼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 사회 민감도가 높은 아이, 위험회피 기질에 아이를 어떻게 육아해야 할지 알아가면서 정리했다.


다음 글에서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혹 누군가에 도움이 될까 공유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냥 외향적인 줄만 알았던 아이가 위험회피 기질이라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