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으로 입원하기 직전 나는 매우 불안정하고 기복이 심했다. 특히 분노가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 때로는 자학으로 분출되기도 했다. 이 때는 아주 작은 자극도 나를 엄청난 분노에 휩싸이게 만드는데, 요즘 내 상태가 그렇다.
나는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써서 sns에 올림으로써 그러한 것들을 없애려고 했다. 나에게 그림은 어느 정도 배설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내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지만 점점 보는 사람들이 생기고 나 또한 보는 사람들을 의식하게 되면서 있는 그대로의 배출은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버렸다. 나는 그래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무지 노트에 모든 감정들을 쏟아내고 그 노트를 덮으면 그 감정들 또한 덮어지기를 바랐다. 어느 정도는 통했는데, 최근 이 일기장이 나를 또 엄청난 기복 위의 보트에 태워 보냈다. 엄마가 그 일기를 본 것이다. 자취방에서 몰래 써오던 내 안의 온갖 추악한 것들을, 마치 본인이 확인했다는 걸 강조하듯 내 옷가지 틈에 떡하니 펼쳐놓은 것이다.
나는 또다시 가족과 얼굴을 마주 보고 밥을 먹는 게 역겨워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