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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ie Jeong Jun 18. 2018

준비:: 발리 한 달 살기 동네는 어디?

발리에서의 한 달, 어디서 살아야 잘 살았단 소리를 듣지?

동네마다 분위기가 천차만별


인도네시아는 각 섬 마다의 분위기와 지역색이 천차만별이다. 뿐만 아니라 발리섬 내에서도 동네별 특성이 모두 다르기에 한 달을 머물러도 모든 발리니즈의 느낌을 알아가기 어렵다.
나는 먼저 내 스타일에 맞는 동네를 고른 후, 그 지역에서 예산과 각종 조건에 맞는 집을 구할 셈이었다.
처음 발리 한 달 살이를 계획했을 때에 고려했던 지역은 '사누르(Sanur)'로, 이미 아이를 데리고 한 달 살이를 하고 온 분들의 후기에서 가장 많이 등장했던 지역이었다.
사누르는 발리 섬의 동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우리가 흔히 발리 여행에서 마주하는 서쪽 지역과 같은 관광지보다는 덜 붐비고 덜 상업화된 동네라 할 수 있다.
또한 젊은 층이 서핑을 위해 많이 찾는 서쪽에 비해 조용히 노후를 누리고 싶어하는 중장년층, 가족 위주의 유러피언들이 선호하는 곳이라고. 높은 물가와 집세의 서쪽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숙소를 구할 수 있다.
나 역시 첫 한 달 살이기에 '다른 이들이 한 달 살이를 했던 곳이라면 못해도 중간은 하겠지'라는 생각에 처음엔 사누르 지역으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조건에 맞는 집을 구하기 어려웠고, 무엇보다 내가 20대 때 만났던 익숙한 발리의 그 느낌이 그리워 원점으로 돌아와 서쪽지역으로 다시 탐색하기로 했다.








발리바이브의 대명사, 꾸따(Kuta)
르기안 비치 초입. 지난 여행의 서핑캠프였던 발루세가 위치한 해변이다.
막 비가 그친 르기안 거리. 교통체증이 어마무시한 곳.


발리를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꼭 한 번쯤은 지나가기라도 할 그 동네, 꾸따(Kuta)되시겠다.
특히 서핑을 배우고 싶은 이부터 서핑을 잘 하는 이까지 모두가 좋아하는 꾸따비치가 있기에 항상 서퍼와 여행자들로 붐비는 동네다. 각종 쇼핑몰과 길거리를 따라 늘어선 상점들, 저렴한 음식점부터 각종 과일과 간식들까지 여행자를 위한 천국이 아닐 수 없다. 숙소 또한 게스트하우스부터 호텔까지 천차만별. 선택의 폭이 많고 각종 편의시설과 공항이 가까운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단점도 그것. 너무 번잡스럽기에 낮이고 밤이고 소음이 가득하며 길거리 또한 걸음마도 못 하는 아기를 데리고 다니기에 적합치 않다. 뽀삐스 거리처럼 폭이 좁은 골목길이 많고 특히 저녁엔 음주가무를 즐기는 청춘들이 쏟아져 나오기에 우리가 머무르기엔 부담스러운 동네라 패스. 길 역시 포장과 비포장이 섞여 비가 오면 진흙탕이 되는 곳도 있었다. 2년이 지난 현재에는 다 포장 되었을지...
하지만 이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발리의 젊음을 누리고 싶다면 꾸따가 제격. 내가 2년만 젊었어두 여기로 오는데 말이야........







조용한 숲 속 마을, 우붓(Ubud)
지난 우붓 여행의 숙소. 건물 뒤로는 우거진 숲.
칼사 카페의 연못. 이 곳이 무릉도원이지~

우붓의 경우 지난 발리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행선지. 더 길게 머무르지 못해 아쉬웠던 동네라 이번 기회에 고즈넉한 마을에서 아이와 함께 살아보고 싶었다. 뿅뿅거리는 TV와, 핑크퐁과, 총천연색의 간판들에서 잠시 벗어나 아이에게도 푸른 자연의 내음과 향도 얼마나 오각을 자극하는 지 알려주고 싶었고.
하지만 아이가 아프기라도 한다면? 갑자기 약을 사와야 한다면? 이유식거리가 똑 떨어졌다면? 우붓의 특성상 시내보다는 논밭, 숲 속에 집들이 위치하여 번화가로 나오기 쉽지 않다. 또한 우붓은 왠만한 이동을 차량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기동성이 떨어져 아쉽게도 패스. 하루이틀 정도 방문하는 데에 의미를 둬야겠다.







발리의 연남동이랄까,
짱구/깡구(Canggu)


짱구지역은 사진이 없어 짱구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는 와룽무라 사진으로 대체. 싸고 맛있어요!

짱구는 지난 여행 때 방문하지 못해 못내 아쉬움을 남겼던 지역이다. 스미냑에서 차로 10~15분 정도를 올라가면 나오는 한적한 동네로, 최근 들어 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과 르기안/꾸따/스미냑의 번잡스러움을 피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만큼 최근 발리의 핫 플레이스와 트렌디세터들이 모여드는 동네라 곳곳에 맛있고 멋스러운 가게들이 많아 가까이서 살아보고 싶었다. 꾸따만큼 번잡스럽지도 않고, 아직 시골의 논 풍경도 많이 남아 있어 대부분의 숙소가 라이스 테라스 뷰가 가능했다.
짱구 숙소를 모두 서칭하여 정리해두고 마지막으로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분께 의견을 구해야겠다 싶어 여쭤보았다. 얼마 전 아이를 출산하고 발리에 거주하고 있는 앨리스님께 살짝 여쭈어보니, 짱구지역은 대부분 오토바이로 이동해야 하는 곳이라는 조언을 주셨다. 아이를 들쳐메고 오토바이를 타구 다닐 순 없는 노릇이잖어.....
스미냑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으니 짱구지역은 종종 시간날 때 마다 방문해보는 것으로.





쇼핑과 휴양의 천국, 스미냑(Seminyak)
스미냑 거리의 이른 아침 모습
팬시하고 비비드한 오브제와 클로징들의 향연(이라 쓰고 보그병신체라 읽는다)

스미냑은 지난 발리여행에서 가장 의뭉스러운 것들을 남겼던 동네다. 최신 트렌드과 세련된 멋스러움이 넘쳐흐르는 곳, 그러나 관광객과 발리니즈들과의 괴리감이 사뭇 정 없이 느껴졌던 동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스미냑을 우리 동네로 결정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모든 편의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점이 마음을 결정케 한 이유가 되었다.
또 이런 이유는 참 웃기지만 집 앞에 ‘내 단골카페’ 하나쯤 있는 동네가 필요했기에 그런 의미에서 스미냑은 앞서 말한 곳들에 비하면 적합한 조건이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커피 한 잔이 고플 때, 나시고랭이 먹고 싶을 때, 해가 뜨기 전의 바다를 거닐고 싶을 때 언제든 머리 쪼매고 슬리퍼 끌고 나갈 수 있는 그런 동네.




곧 만나게 될 우리 집 앞 바다!

훗 포스팅에서 말하겠지만 바다를 좋아하는 엄마와 나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최종적으로 결정한 숙소의 위치 역시 스미냑의 더블식스 비치에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거리였기에 이 지역을 선택한 것도 있다.
뿐만 아니라 빈땅 슈퍼마켓, 코코마켓 등 식자재 및 아이를 위한 물건을 구매하기에 가까운 마트들이 밀집해 있어 생활이 편리하다.


그 밖에도 케보로칸, 노스꾸따 지역 등이 있지만 사실 에어비앤비로 찾을 땐 크게 꾸따, 스미냑, 우붓, 사누르, 짐바란 등 들어봄직한 동네 이름으로 찾으니 생략할게요.






이젠 살 집을 구할 차례

동네를 추리고 나니 숙소를 결정하는 데 조금 더 수월해졌다. 선택의 폭을 하나씩 지워가면서 살 동네를 결정하는 묘미. 북적거리는 서울 속 내 집 찾기만큼이나 어렵지만 그 만큼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를 둘러보고, 집 앞 상권을 알아보고, 동네주민들의 성향을 찾아 3대가 머물 집을 찾을 차례다.



#발리에서한달살기 #아이와발리여행 #해외여행 #발리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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