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의 한 달 살기, 집 구하는 것부터 챌린지다!
동네는 정했고, 살아볼 집을 구할 차례
보통 혼자 떠나는 사람이라면 발리에 도착해 며칠간은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며 살아볼 집을 구한다고. 실제로 골목을 걷다 보면 'RENT' 푯말이 걸린 집이 생각보다 많다. 마음에 드는 위치와 집을 보았다면 자리에서 바로 상태를 보고 흥정을 할 수 있으니 예산에 맞거나 더 저렴한 숙소를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발리에서의 시간을 집을 구하느라 허비하고 싶지 않았고, 엄마와 아기를 두고 혼자 집을 구하러 다니는 것도 어려울 것 같아 한국에서 숙소를 결정해 가기로 했다.
그리하여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를 전파한 위대하신 에어비앤비 님부터, 트리바고와 같은 호텔 가격 비교 사이트, 페이스북 발리 하우스 렌트 커뮤니티까지 틈 날 때마다 숙소를 찾기 바빴다.
숙소 예산 정하기
돈이 밑도 끝도 없이 흘러넘치지 않고서야 한 달간 해외생활을 하는 데 가장 큰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것이 숙소비다. 물론 유럽이나 서울만큼은 아니겠지만 발리도 이미 외지인 유입이 많이 된 곳이라 타 동남아 지역에 비해 집값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의 무한 경쟁 체제는 끊임없이 수요와 공급의 적정선을 맞추는 데 (여행객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발리엔 새로운 숙소가 계속 생기고 넘쳐난다. 다양한 가격대로 원하는 취향에 따라 살 수 있으니 이럴 땐 참 자본주의 만세네.
이왕 가는 거 궁핍하게 살고 싶지 않다! 파라다이스를 누릴 거야! 탕진 잼!이라고 맘먹다가도 회사 퇴사하고 남은 거라곤 퇴직금이고 큰 맘먹고 계좌 깨서 가는 건데 내일은 생각하지 않고 남은 돈을 다 털고 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린 3인 가족 (어른 2, 유아 1) 방 1-2개, 거실, 욕실 하나 정도 있는 크기의 집을 찾았고 예산은 최고 200만 원으로 정했다. 물론 그보다 저렴하면 더할 나위 없고.
수영장이 있을 것, 그러나 풀빌라는 NO
발리 하면 당연지사 풀 빌라지만, 한눈파는 사이 사고가 날 곳은 안 된다. 여행이 한순간의 악몽이 되고 싶지 않다면 조금 유난스럽더라도 하나씩 따져봐야 집주인도, 나도 서로 맘 편히 지낼 수 있을 터. 그래서 일부 풀빌라에선 이와 같은 안전사고를 고려해 풀 가드를 대여해주기도 한다고.
뿐만 아니라 아기에게 필요한 용품을 대여해주는 곳이어야 했다.
발리에 갈 때쯤 지후는 후기 이유식을 진행할 때이니 아기의자가 필요했고, 엄마와 같은 침대에선 잘 수 없으니 아기 침대가 필요했다.
기껏 갔는데 아기의자도 없고 침대도 없다면 나는 어디서 애를 재우고 어디서 애 밥을 먹인단 말인가...... 그것은 여행이 아닌 고통....
이 모든 용품을 한 번에 대여할 수 있는 에어비앤비의 경우 '가족여행 친화형'이라 타 에어비앤비 숙소에 비해 금액이 조금 더 비싼 편이었다.
또한 가족친화형 에어비앤비의 경우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는 곳이 많아 3인 기준인 우리에겐 불필요한 공간까지 빌리게 되어 숙소비가 상승되는 꼴이 발생. 이런저런 경우의 수를 제하니 스미냑 지역에서 여자 둘, 아기 하나가 지낼 만한 숙소가 그리 많진 않았다.
편의시설이 가까울 것, But 너무 붐비는 건 싫어!
이게 무슨 '카푸치노에 시나몬 빼고 계피 올려주세요' 같은 소리냐만은.... 앞선 포스팅에서 밝혔듯 아이가 있기에 지대하신 아기님께서 필요하신 것이 있으면 바로 대령해야 하므로 편의시설이 가까운 스미냑 지역으로 정했다. 스미냑은 타 지역에 비해 조금 더 숙소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편의시설이 가깝다는 장점.
하지만 너무 메인 스트릿에 가까우면 아침 밤낮으로 오토바이와 차 소음에 시달릴 테고, 매연도 무시하지 못할 듯했다.
미세먼지 피해 발리로 갔는데 매연 만나는 건 무엇? 스튜삣!
따로 또 같이, 커뮤니케이션하고 싶어요
단독 풀빌라가 아닌 컴파운드나 아파트 위주의 시설로 찾았다.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공간으로 치자면 독채 빌라가 최고겠지만 그러다 울 어머니 영어 한 마디도 못하고 가실까 봐...
오며 가며 함께 사는 여행객이나 입주민들과의 소통으로 엄마의 목마른 영어 욕구(?)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나 B&B 같은 개인실 형태는 프라이버시를 지키기도 어렵고 혹여 아이가 칭얼대면 방해가 될 것 같아 한 울타리를 공유하는 빌라나 아파트로 서칭. 더불어 여자 둘, 아기 하나가 지내는 집이다 보니 아무래도 보안 문제가 우려되어 경비가 상주하는 형태가 필요했다.
(이렇게 발리의 풀빌라는 빠이 짜이찌엔....)
후보에 올랐던 숙소 소개
1. Villa Rumah23 (스미냑)
여긴 예약 직전까지 갔었다. 스미냑의 핫하고 힙한 음식점과 카페가 가장 밀집되어 있는 'Jalan Kayu Aya'(잘란 카유 아야) 거리 바로 뒤에 위치, 진짜 역세권으로 따지면 이런 역세권이 없을 정도.
일본인 부부가 꽤 오래전부터 운영하는 빌라라 후기도 좋은 편이다.
바닷가까지 도보 가능한 거리가 아니라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비용은 한 달에 210만 원 선.
2.The DUUR Apartment(스미냑)
간발의 차로 놓쳤던 아쉬운 집.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축으로, 총 5가구가 렌트해 사는 아파트 형태 레지던스.
'Jalan Kayu Aya'(잘란 카유 아야) 거리에서 도보 10분.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설이 깔끔했다. 투베드룸 빌라였는데 망설이는 사이 누가 선점해버렸...흑흑....
비용은 한 달에 230만 원 선.
하루 단위 숙박료는 비싼데 월 단위 계약 시 할인이 40%나 되는 점이 매력적이다.
아래는 짱구 지역의 숙소들.
앞선 지역 선정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한적하고 조용하며 최근 뜨기 시작한 곳이지만 도보 이동이 어렵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야 하는 곳이라 탈락한 지역.
확실히 스미냑보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더 좋은 컨디션의 집들이 많다.
3. Canggu Suites (짱구)
4. RiceViewVilla (짱구)
5. The Apartment Canggu(짱구)
짱구 지역에 머무른다면 이 빌라로 꼭 가고 싶었다.
처음엔 생각보다 힙하고 연인들을 위한 곳으로 느껴졌는데 공식 인스타그램을 보니 아이들 사진이 꽤나 많이 올라와 있었고, 호텔 자체도 Child Friendly라고 언급.
하지만 개별 방마다 취사 시설이 없어 이유식 만들기 어려워 보이는 점이 단점. 공용 주방은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 결과, 우리 집은 어디인가?
호텔 겸 레지던스에 속한 원베드룸 빌라. 한 달 기준 150만 원 후반대.
- 스미냑 더블식스 비치 도보 이동 5분
- 대형 마트 인접
- 포테이토 헤드 등 비치 클럽 초근접
- 호텔 내 레스토랑, 수영장, 스파 시설 이용 가능
- 요가 스튜디오 보유
- 필요시 조식 신청 가능
- 아기용품 대여 가능
일본인 아내와 인도네시아 남편이 운영 중인 작지만 아기자기한 호텔로, 꽤 오래 운영한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에어비앤비 별 5개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인의 특성상 오래되도 깨끗하게 유지하는 듯하고 일본인들이 많이 묵는 곳 같아 위생적인 측면은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신기하게도 이 근방 레지던스 두 군데에 요청 메시지를 보냈었는데, 같은 이 숙소였다. 아내와 남편이 각각 호스트로 등록되어 있었던 거였고 결국 같은 호텔 내 레지던스였던 것.
이제 내 몸 누일 집 까지 구했으니, 아기와 지낼 때 가 볼 만한 곳과 유용한 서비스, 사이트 등을 찾아볼 차례다.
* 숙소는 다녀온 후 상세 주소 및 추천/비추 후기로 다시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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