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자꾸 말하는 법을 잊어간다
사람이 하는 말엔 정해진 갯수가 있다고 한다.
하루에 남자는 만 단어, 여자는 만오천단어 정도.
아이가 태어난 후 하는 말의 종류도
말의 갯수도 급격히 줄었다.
우울하거나 답답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보다 큰 걱정은 이렇게 말이 줄어들었다간 생각의 크기마저 쪼그라들 것 같다는 조바심.
나중에 아이가 나에게 어떤 말의 뜻을 물었을 때
조리있게 말하는 법을 잊어버려 그것에 대해 엉망으로 설명해버리면 어쩌지?
그게 자라나는 네 머리와 생각의 장애물이 될까봐 조금 두렵기도 하다.
아이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무언가 더 세련되고 사회적인 단어로 대화하고 싶은데 나중에 그 말들이 생각나지 않게 되진 않을까란 걱정도 들고.
나름의 예방차원으로 자기 전에 글을 끄적이고 있다. 언젠가 그 때의 감정, 표현을 말하고 싶을 때 잊지 않기 위해 조금씩 적어두는 하루의 기록들.
혹시나 엄마가 나중에
“아, 그 때 그게 뭐였더라..”라고 말하게 된다면..
나나야, 네가 여기서 먼저 그 기억을 좀 찾아다줘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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