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 상담, 소송, 그리고 골치 아픈 일들
거 왜 회사 밖에 일을 맡기는 거야? 김 변호사가 대신하면 안 돼?"
"휴업 중인데요. 그리고 이 변호사님은 로스쿨 나와서 실무수습 안 끝났어요."
"그럼 아는 펌 있어?"
법무팀 혹은 사내변호사의 주된 업무 중 하나는 회사를 위해 일해줄 외부 로펌을 선택하고 또 관리하는 일입니다. 왜 밖에다 일을 맡기느냐고 물어보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몇 명의 사내변호사가 모든 법률문제에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지니는 것은 개개인이 아무리 유능하다 할지라도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디베이트도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로펌은 법무팀 사내변호사들이 갖춘 신속성 및 사안의 이해도는 떨어지지만, 다수의 변호사 혹은 외부 전문가들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인 데다 제삼자로서 객관적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특히 회사 내부 조직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하는 사안인 경우나 혹은 회사의 사활이 문제시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사안이나 소송의 경우, 마지막으로 양심상 "NO"라고는 해야 하겠는데 도저히 그렇게 대답하지 못할 상황일 경우 등에는 대부분의 회사 법무팀이 외부 법무법인을 선임하곤 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법률문제는 보통 정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 위에 계신 분이 개인적 친분으로 알게 된 변호사나 로펌을 선정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은 기존에 꾸준히 협업해온 펌이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상장사면 더 그럴 것이고요. 다만 그것이 아니라면 통상 로펌 접촉 및 선정은 법무부서의 전속적 권한으로 주어집니다(실무진이 외부 법무법인 선임을 직접 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제가 실제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사안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법무법인을 선임하는지가 문제인데요.
아무래도 선임은 우선적으로 해당 업계의 평판을 고려하게 됩니다. 당연히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서 교통사고는 OOO 변호사님, 이혼이나 재산분할은 OOO 변호사님 이런 식으로 어떤 분야에서 독보적인 변호사가 있는 경우에는 선택이 비교적 쉽고, 로펌의 경우에도 IT나 스타트업 쪽에서는 OOO 법무법인 이런 식으로 조금씩은 이름이 알려진 곳이 있어 이를 참고하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보통 주변에 물어보곤 합니다. 포럼이나 교육과정 등에 참석해 기존에 수집해둔 정보, 학술전문지 논문 등도 참고합니다.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면 이를 수임해 승소한 로펌이라면 좀 더 반갑겠죠. 다만 해외 진출 시 절차를 처리해줄 곳이라든가 서류 번역 등도 함께 수행하며 의견을 줄 수 있는 곳은 해당 국가에 지사를 둔 법무법인 혹은 외국변호사가 있는 곳일 텐데, 아무래도 이런 경우에는 여력이 있는 대형 펌이 수행능력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찾아낸 로펌의 풀 중에서 여기다 싶은 곳에 연락해 직접 만나 뵙고 상담을 하게 되는데, 보통 문답을 통해 담당 변호사의 전문성(학위, 재직 경력, 논문 등) 회사의 당해 사건과 비슷한 사건을 처리한 경험이 있는지(얼마나 많은지, 승소하였는지, 그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라든가 해결 방법),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질의 시 응답에 걸리는 시간 및 그 양) 등을 체크하게 됩니다. 또한 아무래도 회사의 영업비밀이 어느 정도 알려지는 것은 불가피한 만큼 회사의 관련 업체, 경쟁업체의 자문을 받고 있는 건 아닌지 등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경쟁 PT를 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천차만별입니다. 보통 법무법인과 자문 계약을 맺는 경우 월간 단위로 수백만 원의 돈을 지급하는데, 타임차지로 실제 계산된 금액에서 일정 금액을 공제하여 이를 초과한 돈을 지급하는 방식이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 회사가 을 로펌에 매달 200만 원의 자문료를 지급하되 실제 금액에서 400만 원을 공제하는 식으로 계약한 경우를 보죠. 이번 달엔 일이 좀 있어서 질의를 했는데 을 로펌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가, 나, 다 3명의 변호사의 4시간씩 일을 했습니다. 해당 변호사들의 타임차지가 각각 시간당 50만, 40만, 30만 원인 경우 실제 금액은 480만 원[(50+40+30)*4]이지만, 여기서 기본공제금액 400만 원을 제외한 80만 원만 추가로 내면 되는 것입니다. 즉 회사는 이번 달엔 280만 원을 지급하면 되는 것이지요(물론 아무 일이 없어 질의를 안 해도 200만 원을 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참고로, 소송의 경우에는 정말로 기준이 없으나 소송가액, 승소 시 얻게 되는 이득액을 따져 계약을 하게 될 것입니다.
오너 형사사건 걸리면 닥치고 김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