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누구나 다 행복한 이직을 꿈꾸지만, 이직이라는 것은 너무나 어렵고 신경 쓸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전에 나는 이직을 위해 다양한 회사에 면접을 보러 다녔고, 면접 시 근무조건과 연봉 등에 대한 면담은 나눴지만 막상 입사하니 너무나 달랐던 기업문화에 경악을 금치 못 한 적이 있다. 오늘은 나와 주위의 이직 경험담을 토대로 입사 전에 알았더라면 결코 가지 않았을 회사에 대해서 정리해보았다.
누구나 한 번쯤 '가족 같은 회사'라고 들어본 적이 있지 않은가? 가족처럼 편하고 친근하게 업무를 하자는 줄 알았는데, 설마 '진짜 가족'으로 구성되어 있는 줄이야! 회사의 임원진들이 대표의 아내나 남편, 동생, 처제, 조카 등 가족으로 구성되어 있는 걸 지금이라도 알았다면 긴 말 하지 않겠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탈출하는 것을 추천한다.
정식 채용공고를 통해 입사한 경우보다 대표/임원진의 인맥으로 채용된 사람이 많은 곳은 아주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 한 회사에 입사를 하였는데, 이게 웬걸 30명 가까이 되는 직원 중에 20명 가까이가 임원진과 그의 지인들로 구성된 회사였다.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고 심지어는 인사발령에 대한 신중한 문제도 임원진과 지인들의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을 보고 3일 만에 퇴사를 결심하였다. 아마 어떠한 노력을 하더라도 연봉이나 승진 등에서 그 지인들보다 훨씬 더 많은 벽이 존재할 것이다.
대게 회사는 대표와 임원진 그리고 팀장급과 사원들의 순서로 구성되어있고, 임원진보다 사원의 수가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사원보다 임원진의 수가 많은 역 피라미드 형식의 회사라면, 엄청난 승인(컨펌) 단계에서 거품을 물고 기겁할 것이다. 다른 회사라면 1~2명의 컨펌 단계를 거쳐도 될 문제를 많은 임원진들에게 컨펌을 받아야 하고 메일 하나를 보내더라도 참조란에 ‘부장님, 차장님, 전무님, 본부장님, 이사님.. 부처님 하나님’ 세상의 모든 ‘님’들을 다 소환해서 메일을 보내야 한다. 이러한 형식의 회사는 대게 2번 인맥으로 구성된 회사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의 인맥들을 데려와 모두 임원진으로 앉혀놓는 경우)
무슨 말을 하더라도 ‘요즘 애들은 말이지..’ ‘나 때는 말이야’ 라며 자신의 과거를 꺼내며 얘기하는 사람은 꼭 존재한다. 특히 창의적인 상상력을 가지고 일해야 하는 디자인/마케팅/광고회사에서 조차 옛날 업무방식을 그대로 가져와서 “우리 때에는 이렇게 했어” 라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묵살시키고 본인의 방식을 고집하는 사람도 꽤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많이 발전하였다. 10년이면 금수강산이 변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왜 굳이 본인들의 20년 전 업무방식을 현재에 적용하려고 하는가? 이러한 사람들이 한두 명이라면 그저 ‘무시’하면 될 테지만, 여러 명이라면 우리의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온몸을 지배할 것이다. 그저 단순 스트레스라면 참고 견딜 수 있겠지만 과거의 업무방식으로 인해 어떠한 발전조차 없으니 아마 나의 경력은 물 경력이 되어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 언젠가 나도 그들과 같이 라떼를 찾게 될 수 있으니 과거에 사로잡혀 미래에 대한 발전이 없는 회사라면 즉시, 탈출하길 추천한다.
9시 출근이지만 8시 30분에 도착하여 대표이사 출근 전에 사무실을 청소하고, 대표가 출근하면 다 같이 일어나 기립 인사를 하고, 점심시간에는 눈치를 보며 식사메뉴를 통일하고, 상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잦은 회식에 참석한다. 이렇게 직장생활을 한다고 잠깐 생각해보니 너무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기업문화는 요즘 많이 사라져 가는 추세이지만 업력이 오래된 기업 혹은 중견기업 이상의 (보수적인) 회사에서 많이 나타나는 문화이다. 그런데 왜 작은 중소기업 조차 그들의 군대식 문화를 표방하는 것일까? 심지어 대표와 임원진들은 사원들이 자신을 대기업 회장같이 대우해주길 바라곤 한다. 업무체계와 본인들에 대한 대우는 대기업을 따라가길 원하면서, 정작 복지와 연봉 수준은 중소기업에서 넘어가질 못하는 아이러니함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둘 중 한 가지만 지켜주길 바라본다.
아마 내가 위와 같은 기업문화를 입사 전에 알았더라면 결코 입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입사 전에 잡플래X을 제외하고는 정보를 얻기가 정말 부족하다.
어쩔 수 없이 어떠한 정보도 없는 상태로 입사를 하였다면, 회사를 판단하는 데에는 짧으면 1일 길면 3일이면 충분하니 자신만의 기준을 세운 뒤 현명하게 판단하였으면 좋겠다. 작은 이직을 흠이라고 말하는 기업이 간혹 있지만 맞지 않는 곳에서 맞지 않는 경력을 쌓는 것보다는 현명하고 빠른 선택이 더 옳은 방법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