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포그래피(=폰트)의 중요성
“좋은 이미지와 그에 어울리는 폰트만 있다면 디자인의 절반은 완성이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정말 진리인 것처럼 이미지는 디자인 전체의 분위기를, 타이포그래피는 디자인의 완성도를 좌우한다는 것을 이론이 아닌 실무를 접하면서 느끼게 되었다.
1) 디자인과 폰트의 분위기
이미지에도 분위기가 있듯이 폰트에도 분위기가 있다. 고딕체를 써야 할지 명조체를 써야 할지 업종에 따라 폰트가 달라지고, 최종적으로 디자인을 보게 될 대중의 나이대에 맞춰 폰트의 자간, 자평, 행간 등의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폰트를 가지고 디자인에 맞춰 세밀한 조정을 하고 디자인하는 것을 넓게 타이포그래피라고 말한다.
타이포그래피: 활판술. 활자 서체의 배열을 말하는데 특히 문자 또는 활판적 기호를 중심으로 한 2차원적 표현을 칭한다. 뜻이 바뀌어 사진까지도 첨가하여 구성적인 그래픽 디자인 전체를 가리키고 일반의 디자인과 동의어 같이 쓰이는 일도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타이포그래피 [typography] (미술대 사전(용어 편), 1998., 한국 사전 연구사 편집부)
이렇게 디자인은 이미지, 업종에 따라 사용해야 할 폰트의 분위기가 있는데 만약 폰트의 톤이 다르다면 무언가 어색하고 2% 부족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아래의 아디다스, 애플 광고와 영화 포스터를 천천히 살펴보면 각각 타이틀로 사용된 타이포그래피가 다르고, 또 같은 고딕체(산 세리프)라고 해도 활자의 모양이 미세하게 다른 점을 알아챌 것이다. 이는 전공과정에서 필수로 배우는 단계이지만, 막상 실무에서 디자인에 맞춰 폰트를 자유자재로 골라서 사용하는 건 생각보다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전공을 한 학생들도, 혹은 비전공자들도 이론이 아닌 실무에서 타이포그래피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눈으로 폰트를 구별하는 일은 당장 주위의 (비 디자이너) 친구들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디자이너로서 자신이 하는 디자인에 맞춰 자유자재로 폰트를 활용하는 것은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면 플레이팅이 잘 된 요리를 보며 맛을 평가하는 건 요리를 하지 않는 일반인들도 할 수 있지만, 직접 요리한 뒤 자유자재로 플레이팅 하는 기술은 오래 익히며 자신의 걸로 습득하지 못한다면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이다.
2) 폰트의 디테일: 자간, 자평, 행간, 커닝
디자인에 맞는 이미지와 폰트를 고심해서 선택한 다음은 콘텐츠를 넣고 디자인을 하는 단계이다. 하지만 무작정 글자만 넣는다고 디자인이 완성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제목과 부제목, 그리고 본문의 타이틀과 본문, 강약 조절과 세밀한 폰트 조정은 필수인데 대부분 이 단계에서 많은 디자이너들이 어려움을 느낀다. 실제로 에이전시에 있을 당시 신입 디자이너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폰트의 세밀한 조정이었고, 디자인으로 유명한 학원에서도 들어가자마자 배우는 수업이 바로 [타이포그래피]이다.
자평 = 글자의 폭 / 자간 = 글자와 글자 사이의 간격
행간 = 문단과 문단 사이의 간격 (행과 행 사이의 가격)
좌측은 자평, 자간 값을 조정하였고, 우측은 조정하지 않았다.
사실 비 디자이너들은 봤을 때 큰 차이를 느끼진 못하겠지만 본문이 길어질수록 좌측 이미지처럼 폰트를 세밀하게 조정한 것이 향후 가독성, 완성도에 있어서도 훨씬 좋은 타이포그래피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아래의 이미지를 세밀하게 비교해보면 우측이 왠지 모르게 글자가 뭉쳐져 있고 잘 읽히지 않는 느낌이 들 것이다.
다시 한번 정리해보면, 디자인에 따라 자간과 자평, 행간은 유동적으로 변동되는 것이 맞지만 이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은 바로 글자의 ‘가독성’과 ‘덩어리감’이다.
- 자간과 자평: 글자 간의 거리가 너무 좁아서 뭉쳐 보이거나 너무 넓어서 벙벙한 느낌이 드는 것보다는,
하나의 디자인 요소처럼 덩어리감이 있도록 조정하는 것이 좋다.
- 행간: 문단과 문단 사이의 빈 공간조차 같은 글자처럼 하나의 라인으로 보이는 것이 좋다.
디자이너는 글자를 글자 그대로 보지 않고 이미지로 본다는 말이 있듯이, 누군가는 본문을 보며 오타와 띄어쓰기를 발견하지만 디자이너는 대게 자간과 자평, 행간과 커닝 값 등 세밀하게 조정하는 디테일적 요소에 심혈을 기울인다.
글자를 글자로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의 요소로 바라보고 세밀하게 조정하는 것.
타이포그래피의 중요함을 인지하고 조정하는 '한 끗 차이'에서 디자인의 완성도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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