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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other branding Oct 12. 2020

디자이너를 위한 친절한 가이드란

디자이너를 위한 친절한 가이드

“로고 파일 보냈는데 못 보셨어요?” “아 맞다 좀 전에 파일 보냈는데 확인 좀 해주세요.”

띄엄띄엄 1시간 간격으로 메일이 날아왔다.  





계약 후 킥오프 미팅을 하면 꼭 얘기하는 것이 있다. “디자인 작업이 들어가려면 기존 자료를 제공해주셔야 하는데 자료는 되도록 압축해서 하나의 파일로 보내주셔야 합니다.” 만약 전체를 통합한 하나의 파일이 아니라 각각 개별로 파일을 보내게 된다면 디자이너들의 업무 효율성은 현저히 떨어지고, 메일 내용 누락으로 인해 괜히 서로가 불편해질 수 있다.


이전에 회사소개서를 만들 때였다. 일정은 꽤 촉박했고 페이지수는 80p가량 되는 작업이었다.

기존 자료를 통해 새롭게 리뉴얼해야 했고 기존 파일과 회사소개서에 들어갈 이미지, 원고, 로고 파일 등을 클라이언트에게 요청하였다.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하나의 통합된 압축파일 혹은 구글 드라이브로 공유받을 수 있도록 안내를 하였고 잠시 후 회사소개서 원고가 메일로 도착했다. 그런데 메일을 확인하려는 찰나 원고가 수정되었다면서 2~3차례 더 알람이 떴다. 그 뒤로 로고 파일 따로, 이미지 파일도 낱개로 정리가 안된 채 쏟아졌다. 그렇게 하나의 회사소개서를 작업하기 위한 파일 전달이 총 10회 차에 걸쳐 전달되었다.



이전에도 디자이너의 기획 범위에 대해서 늘 얘기하였지만, 범위가 적고 들어가는 내용도 많지 않다면 디자이너가 받은 파일들을 정리하여 폴더링 한 뒤 고객사에게 누락된 걸 요청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업량이 많고 들어갈 내용과 이미지가 방대하다면 메일을 하나씩 열어서 파일을 찾는 건 매우 비효율적인 일이다. 단지 디자이너가 파일을 하나씩 열어보고 찾는 게 ‘귀찮아서’가 아니라 혹시나 중요한 내용이 누락되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고 더 효율적이게 업무를 하기 위해 요청하는 것이다.


결국 나는 이미지를 찾기 위해 10회 차에 걸쳐서 온 메일을 몇 번이고 찾아본 뒤 담당자에게 말하였다. “OOO파일이 없는 것 같은데 다시 한번 보내주시겠어요?” 그러자 그는 짜증 섞인 말투와 목소리로 “그거 보냈는데 못 찾아요? 하..”라는 대답을 하였다. (순식간에 나는 파일 하나 못 찾는 답답한 사람이 돼버린 것이다.)


그들에게는 본인 회사이고 자신이 직접 파일을 정리했기 때문에 여러 개의 파일 속에서도 한 번에 원하는 내용을 찾아낼 수 있지만, 디자이너는 짧으면 몇 주 길면 몇 개월 동안 그들의 요구와 니즈를 분석하고 회사의 아이템까지 파악을 해서 디자인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내용이 가장 중요한지, 어떤 아이템을 부각하고 싶은지, 이 부분에는 어떤 이미지가 들어가야 할지 수십, 수백 개의 파일에서 한 번에 찾아낼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상호 노력을 해야하는데, 그 노력은 아래와 같다.

디자이너: 과업범위 안내, 프로세스 안내, 디자인 시장조사 및 트렌드 안내, 디자인 컨셉 제안

의뢰자: 자사 아이템 안내, 자사 기업철학 및 사업내용 안내, 강조하고 싶은 내용 전달, 이미지&파일 안내

* 이미지와 파일(기획원고 및 수정피드백)은 최대한 하나의 파일로 압축해서 보내는 것을 추천하고(향후 누락방지) 어느 부분에 어떤이미지가 들어가는지 명확하게 안내하는 것이 좋다. 





디자이너가 디자인 프로세스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 친절하게 안내를 하는 것처럼 의뢰자 또한 자사의 디자인을 위해 최대한 친절한 가이드를 제공한다면 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일방적인 소통이 아닌 상호 의사소통은, 이 시대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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