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딱 일주일 후 두 돌인 아들이 말을..
아니 정확히는 단어를 띄엄띄엄하기 시작한 게 한 달 반 정도 된 거 같다.
그리고 오늘 와이프에게 이런 말을 했다.
"주원이가 크는 속도를 내가 못 따라가겠어.."
(솔직히 나는 오늘까지도 아들이 암 껏도 모르는 그냥 돌봐줘야만 하는 아기라고만 생각했다.)
이제는 전화통화가 간단히 되고,
마주하고 있으면 놀랍게도 거의 대화가 된다. (물론 상황과 표정을 통한 상호 공감의 영향이 크지만)
그런데 나는 아직 준비가 안되어 있는지 매일 놀라움과 당황스러움의 연속이다.
그중에 제일 뜨끔할 때는 "아빠 왜~~ 애?" 그리고 "아빠 미안해~~~"
성장은 절대 곡선을 그리며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
지루한 평지를 걷다 어느 순간 높은 계단을 넘는 계단 이론에 열 표를 더 던지고 싶은 건,
어떤 치장도 의도도 하지 않는
아니.. 할 수 없는 어린아이의 성장을 통해서인 거 같다.
매일매일 나는 오늘 성장했나?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지만..
(왜냐하면, 늘 제자리인 거 같아서..)
그 질문에 속 시원한 답을 못하게 되면,
잠자리에 들기 위한 맥주 한잔을 찾게 되지만,
그래도 이렇게 평지를 뚜벅뚜벅 걷는 것 같은 이 시간을 지나다 보면,
한 계단은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아닌 척 괜찮은 척하며 보내는 하루,
"잘 할 수 있어, 좋아!"라고 스스로 응원하며 보내는 하루,
"뭐하니, 괜찮니?, 어쩌려고!" 라고 스스로 걱정하며 보내는 하루,
모두..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의 나의, 우리의 하루이다..
위로를 받는 건..
'한잔의 술', '자기 위안', '기분 좋은 성취'... 뭐가 되었든..
그저 내가 있는 하루라면..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하루라면..
그걸로 된 거라고.. 이렇게 위안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우두커니 서 있지 않다면,
정체해 있지 않다면,
우린 살아 있다..
그래서 한걸음.. 비록 평지지만 한 걸음씩 걷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감사한다.
감사합니다..
웅얼웅얼) 자기 위안 이면 어떠하리..
눈뜨면서 잠들 때까지 오롯이 마주 하는 건 거울에 서서 볼 수 있는 우리 스스로이며,
그 스스로의 행복으로..
나를 둘러싼 많은 행복이 시작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