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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웨인 Jan 19. 2018

The way home in April

- detailed procedures


73년식 머스탱 GT 에 올라탄다.

시동을 켜고 밸브에 점화한 후 노킹에 귀 기울인다. 발을 뻗어 브레이크를 감싼다. 시프트 레버를 Drive에 정렬시킨다. 사이드미러를 연다. 스티어링 휠을 우측으로 감는다. 천천히 노면으로 타이어를 올린다.


우회전 후 신호등을 만나면 다시 좌회전이다. 합정역 십자로 신호등에서 멈춘다. 직진 후 일산 방향 강변북로를 탄다. 철컥 도어로크가 되면 킥다운이다. 찌르듯 추월을 한다. 행주대교 구간에서 윙커를 켠다. 우측 오메가 구간이다. 튕기듯 빠져나가 다시 킥다운. 제2자유로에 들어선다. 이제 시작이다.

 

이성은 뛰고 감성은 트론처럼 날아 인지한다

더미와 먼지 같은 매일이다. 축축하고 무겁고 눅눅하고 버겁다. 덜지 못하면 묻히고 묻히면 일어날 수 없다. 목만 내밀어서는 살 수 없다. 이륙 기능을 소거당한 활주로 같은 자유로. 날아올라 아래로 먼지를 덜어낸다. 근육과 신경을 이완한다. 눈과 귀는 고정하고 머리를 개방한다.


이성은 뛰고 감성은 드론처럼 날아 인지한다. 템프를 삭제하고 레지스트리를 수정한다. 스토리지를 슬림하게 한다. 기억과 사유는 소멸하여 정돈된다. Install 이 가능한 상태이다. 기다림 따위 견뎌낼 준비가 된다. 위험한 남자가 생존하는 4월이다. 고정된 함정이 존재하는 달이다. 예기치 않은 기다림의 고통이 더해진다. 넋 놓듯 흐르면 시도조차 못 하고 묻힌다.


고슬링의 전갈 재킷을 입고 GT를 몬다. Nightcall 볼륨을 높인다. 위험한 블루칼라가 되어 4월을 밀어낸다. 5년간 매일 100km를 출퇴근하며 운전했다. 지쳐서 맞는 새벽, 정적의 제2자유로는 무서웠다. 무슨 방법이라도 궁리해야 했다. 도로를 활주로와 소각장이라고 세뇌했다. 날기도 하고 태우기도 한다. 태우거나 버리면 살아난다. 안전벨트는 옵션이다. 자유로에 들어서면 세포가 개방된다. 덜어내야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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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call (feat. Lovefo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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